Global buddy program
국제교류원에서 일할 때의 업무는 크게 '문서작업', '행사지원', '문화교류 프로그램 운영'이라는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문화교류 프로그램 운영'이란 외국인 학생과 한국 학생의 문화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모임을 운영하는 걸 말한다. 이번에 내가 그 운영을 거의 맡아서 하게 됐는데, 하면서 느낀 건 재밌거나 힘든 걸 떠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가 좀 있었다는 거.
처음에는 이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해야 했다. 한국 학생도, 외국인 학생도 모집해야 했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공지를 만들어서 학교에 배포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면 인원이 꽤 모일 수도 있고, 그 인원으로 쉽게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주변 지인들과 국제교류원 행사에 참여했던 외국인 학생들에게 연락했다. 프로그램 운영 기간이 11월 단 한 달만 진행하는 짧은 기간이어서 소규모로 진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혜택이 있었고, 외국인 학생과의 교류를 원하는 친구도 있었기 때문에 한국 학생을 모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외국인 학생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그 친구들의 시험 스케줄과 교류 프로그램 일정이 맞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국제교류원 행사에 참여했던 외국인 친구를 통해 인원을 모집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다. 프로그램 참여 의사가 있어도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생각도 못했고, 외국인 학생이 없으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행사에 참여했던 외국인 친구 덕분에 문화교류 프로그램 참가자가 확정되었다. 총 12명. 12명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OT 시간도 정했다. 다행히 이 이후부터는 순조롭게 일이 진행됐다.
처음 다 같이 만나는 날에는 해당 문화교류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 운영 방식, 활동 일지 작성, 카드 사용과 영수증 처리, 운영 일정 등을 설명하는 오리엔테이션을 맡아 진행했다. 1시간 가량의 행사였지만 행사 전후로 이것저것 챙기고, OT도 미리 자료를 팀장님께 받아 체크하고 들어갔다. 다 같이 처음 모이는 OT 자리는 무사히 끝났고, 다들 잘 따라주셔서 감사했고, 꽤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OT를 통해 팀이 나뉘고, 각 팀 별로 다음 일정을 각자 정한 다음 매주 1번씩 만나서 고기도 구워 먹고, 피자도 시켜 먹고, 볼링도 치고 왔다. 그렇게 지나고 보니 11월 한 달이 금세 지나갔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서로 다른 국적의 문화를 교류하기'였는데, 나름 소소한 목표가 달성된 듯하다. 놀고 대화하면서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금방 친해질 수 있어 즐거웠다. 새로운 외국인 친구도 생겼다. 보건 계열 친구들이라 더 얻을 게 많았고 좋았다. 이번에는 프로그램 준비 시간이 촉박해서 마치 TF팀처럼 운영된 것도 있는데, 다음부터는 미리 공식적인 홍보를 한 뒤에 더 많은 인원을 모집해서 운영한다고 한다. 인원이 많아진다고 하니, 일도 많아지겠지.
이 프로그램은 커뮤니티 기획과 운영을 여러 주제로 시도해보고 싶은 나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됐다. 커뮤니티 기획과 그 의도에 부합하는 인원 모집, 모집 방식, 행사 과정에 대한 기획과 실행, 일정 조율, 참여자들의 만족도 체크, 운영자 입장에서 준비할 것들, 개선과 지속적인 커뮤니티 운영을 위한 방법 등 생각할 거리가 많아졌다! 하나씩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