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가 가져올 파장

결국엔 다할 거 같은데 어쩌지

by 코코아

저번 주에는 기말이 끝났다. 이로써 2학년도 안녕인 셈. 앞으로 2년이 남았는데, 아마 체감 속도는 1년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다가오는 겨울에 첫 실습을 다녀오면 3학년인데 이어서 여름 및 겨울까지 실습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실습이 끝나고 나면 졸업을 코 앞에 둔 4학년이 될 테니. 허허. 어디 한 눈 팔만한 시간은 없어 보이는군.


기말 전 주에는 지도교수님과의 상담이 있었다. 고민하던 연구 학생 이야기를 꺼냈었는데,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꽤나 공감이 됐다. 어떤 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순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서 임상이 먼저일지 나중일지를 여쭤봤다. 혹시나 같이 하게 된다면 어떻게 비중을 두면 좋을지도 궁금했다. 사용성을 포함한 인증/허가 업무인 규제 과학 분야는 임상을 하면서 사이드로 배울 수 있는 거라고 해주셨다. 물론 규제 과학 분야는 중요한 분야지만, 내가 치료사가 될 거라 해주신 조언이다.


규제 과학을 먼저 시작하면 임상으로 돌아오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내가 완성형으로 자라나면 좋겠다는 따뜻한 말씀까지. 오히려 임상 경력이 있을 때, 규제과학 분야를 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말씀도 있었던 것 같다. 교수님께는 사소한 조언일지라도 나에게는 그 의견이 크게 다가왔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 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2학년이 되면 다들 고민이 많아지는데, 나도 그중 하나였다. 동기들이랑도 수업 중간의 쉬는 시간에 소소하게 진로 고민을 나누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런 고민이 힘들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선택지가 여러 가지 있는 덕분에 생기는 행복한 고민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에 재활병원 팀장님이 학교에 오셔서 PNF 특강을 해주신 적이 있는데, 신경계 재활은 어떻게 해나가는 건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PNF 패턴 학습과 주요 원리를 이해하고, PNF 레벨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특강 내용과 직접 해보는 실습도 전부 재밌었는데, 많이 어렵기도 했다. 치료의 과정을 데이터로 보고 싶은데, 직관적으로 체득하며 알 수밖에 없는 건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래서 테스트나 사용성 평가, 데이터나 측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도 동시에 했었던 것 같다. 임상을 나갈 생각으로 공부도 해왔고 실습도 할 예정이지만, 이런 이유에서 규제과학 분야에도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다. 임상이 두려운 마음인 건 어쩌면 눈에 명확히 보이는 게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생각들을 잘 정리했던 주말이 지나니 오늘은 한가롭고 여유로운 것 같다. 지금으로선 다음 주부터 시작될 실습을 잘 끝내고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공부들을 쌓으면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실습 중에도 연구 학생은 계속해나갈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임상 경력도 쌓으면서 데이터를 정확히 측정하고 잘 다룰 수 있는 물리치료사로 커나가고 싶다. 환자가 불안해하는 것도 싫지만, 나로서도 치료할 때 확신을 갖고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마음이 무거워지고 할 게 많아지는 건 별로지만 그래도 이렇게 명확한 방향성이 생기고 이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건 소중하니 한 번 지켜내 보기로.


P.S 하루 늦게 올려 죄송한 마음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2025 연말 되시길 바라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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