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공학기기의 사용성 평가와 피드백
연구 학생으로서 9월에 시작한 첫 테스트는 '로보휠'이라는 보조공학기기의 사용성을 평가하는 거였다. '로보휠'은 카이스트 창업원 산하 스타트업에서 만든 대표 제품이며, 이 회사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 등의 비전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보조공학기기는 의료기기로 해당되는 제품은 아닌 범용성이 있는 제품이며, 이러한 비의료기기도 센터에서 사용성 평가를 할 수 있다.
제품 테스터는 로보휠의 사용설명서 하나만을 받아 들고 잘 읽고 이해한 후, 본인이 이해한 대로 제품을 실사용해보기만 하면 된다. 준비-운행-종료의 프로세스를 다 거치고 나서 7가지의 사용성 기준에 대한 질문에 주관적인 응답을 적어서 제출하면 끝이다. 재밌는 테스팅 업무.
업무 마무리는 센터 연구원님들이 하게 된다. 테스터들의 주관적인 응답을 모아서 내용을 분류해 수치 데이터가 있는 기술 문서화를 해둔다. 작성된 기술 문서도 보여주셨다. 그러면 사용성 평가를 요청한 업체에 줄 수 있는 전문적인 피드백 자료가 된다.
10월에는 상지 및 무릎 재활기기에 대한 사용성 평가가 끝난 설문 자료를 모아 통계화하는 일을 맡았는데, 평가 자료를 읽고 기입하면서 치료사와 환자 분들의 사용자 관점이 각각 잘 드러나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물리치료사는 보통 의사의 처방 이후 운동 치료를 자유롭게 실행하거나 하는 등 신경계 및 정형계 업무를 하게 된다. 의료기기를 활용한다면 20~30분 여의 보완적인 치료를 시도할 수 있고 그 반응과 결과가 모두에게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신기했다. 환자는 흥미롭게 치료에 임할 수 있고, 치료사도 기기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반응에만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보였던 것 같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만 있던 건 아니라서, 부정적인 피드백도 통계 자료에 빠짐없이 적었다.
최근에는 필요한 교육을 매주 1회씩 받고 있고, 의료진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기 시작하고 있다. 유의미한 테스터들을 모집하기 위한 일들로 생각된다. 언제 완성될 진 모르지만, 천천히 해도 돼서 기말고사가 끝나면 조금 더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사용성 평가 연구 학생을 하게 되면서 걱정도 있었는데 새로운 관점들을 많이 얻게 되면서도 충분히 학교랑 병행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무조건 졸업 후 임상에서 일하는 PT만 생각해 왔는데 국제인증센터에 남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아직은 이곳에서의 배움이 신기하고 좋다.
운동 치료가 PT의 본질이라는 얘기도 배운 적이 있고 그 생각에 동의하기도 하는 바인데 그래서인지 내가 피지오를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직접적인 치료도 전문성이지만 데이터 측정값을 보고 이를 통해 유의미한 개선을 돕고 결국에는 환자뿐 아니라 치료사도 모두 도울 수 있는 그런 역할도 전문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사용자가 장비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관찰하고, 결과 데이터가 어떤 걸 의미하는지 해석해서 치료와 연결되는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과정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말이다. 생각 좀 안 하고 살면 참 좋을 텐데 이럴 때는 가끔 머리가 아프기도 하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