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랑 학과에서
학교 근처에서 크루 가을 체육대회가 열렸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했다. 작년에 기억으로는 4개 조로 조별대항전 같은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조가 큼지막하게 3개였다. 내가 속한 3조는 꼴찌를 했지만 그래도 너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운영진 분들이 활기차고 재밌는 콘텐츠들을 마련해 주셔서 정말 잘 놀 수 있었기 때문. 동갑인 친구들도 생겼다. 허허.
한편으로는 내가 체력도 좋고 더 잘 달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긴 했다. 빈손으로 터덜터덜 갔었는데 끝나고 돌아올 때는 가방에 기념품을 가득가득 담아왔다. 크루 텀블러랑 티셔츠를 겟! 내년에도 체육대회가 열리려나.
한 달 지나서 학과에서도 체육대회를 했는데, 이번에는 마라톤 주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작년 학과 체육대회는 여자 피구가 열렸었는데 공을 잘 때리는 편은 아니라서 열심히 피해 다녔던 기억만 있다. 2학년 여자 중에 마라톤을 나갈 사람이 없어서 나가게 됐는데 다른 학년이랑 대항하니 결과는 꼴찌였다. 다들 너무 잘 달리는 것 같아. 눈물.
대신 2학년 남자 주자가 잘 달려서 1등을 해준 덕에 다른 종목 포함 전체 체육대회 등수로는 학년 2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예. 나는 어쨌든 자리를 채웠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하고 동기들이랑 저녁 먹고 노래방까지 가서 열심히 놀고 들어갔다. 작년 피구는 나가기가 귀찮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올해는 그래도 마라톤이라 괜찮았던 것 같다. 내년에는 여자 마라톤을 다시 하거나 피구가 부활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러닝 크루든 물리치료학과에서든 체육대회가 열렸을 때 가볍게 참여하지만 하다 보면 진심으로 돼버리는 내 모습이 가끔 신기하게 느껴지긴 한다. 몰랐던 내 감정이나 모습들을 이럴 때마다 알아차리게 되는 과정인 것 같아 앞으로도 종종 참여해 보며 즐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