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유년 시절의 나는
매우 남자다워 보이고 싶은 어린아이였다
지금도 좀 그렇지만
그래서 여자애들이랑 어울리지 않았다
중학교를 들어가기 전 반배치고사를 봤었는데
이상하게도 높은 등수가 나왔었다
그때 당시에 나는
그렇게 높은 등수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높은 등수가 나왔고
같은 중학교에 배정된 초등학교 친구들이
엄청 비행기를 띄워줬었다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고
등수에 연연하지 않았던 나는
그때부터 높은 등수에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나는 반 2등이었고
자연스레 반 1등을 신경 썼다
하지만 그 아이는 어나더 레벨이었다
그 아이는 영어수업에 영어 지문을
통째로 외울 수 있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그 아이를 질투했고
그 아이는 예쁘게 생기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되었고
첫사랑의 열병에 걸려
수업 시간에 멀리서 그 아이의 뒷모습만 바라봤다
그 당시 공부에 가치를 두지 않았더라면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각을 하기 전에는
그 아이가 예쁘지 않은데도 사랑했기에
나는 이 첫사랑을 순수한 사랑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 당시 나에게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 표현을 하는 건
매우 부끄러운 짓이었다
왠지 본능적으로
굴복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억누른다고
첫사랑은 성냥불처럼 얌전히 꺼지지 않았다
마른 장작처럼 더 불타올랐고
나는 결국에 빼빼로데이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
그 아이에게 직접 포장한 빼빼로를 줬다
그러자 나랑 장난을 치고 놀았던 친구들이
나를 엄청 놀려댔었다
나는 부끄러움에 그 친구들에게 욕을 해댔지만
놀리는 애들은 더 웃음 지으며 나를 놀려댔었다
그 후 나는
나의 첫사랑을 마주치면
이유없이 쌍욕을 해댔다
지금 생각해도 싸이코같아서
아무에게도 말 안 하다
친한 친구 두 명과 술을 마시다 첫사랑 얘기가 나와
나도 하게 되었고 그때 그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지금은 스포츠머리의 중학생을
못됐다고 보지 않는다
그냥 그 아이는
인생의 대본에 적혀있는 대로 연기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