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그렇게 나는 무리 공동체에서 쫓겨나고
밖을 떠돌며
들짐승에 잡혀 죽지 않으려고 잠을 자지 못했다.
무리 공동체에 벗어난 곳에서 먹이도 찾기 어려웠다.
먹이가 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다른 새무리가 날아와 나를 쫓아냈다.
그렇게 며칠을 쪽잠을 자고 굶었을까?
그러다 먹음직스러운 알곡이 접시에
담겨 있는 것이 보였다.
접시 위에는 바구니가 세워져 있었다.
나는 그게 덫인 줄 알았지만
이왕 죽을 바에 먹고 죽자는 마음으로
그 접시에 알곡을 쪼아먹었고
당연히 바구니가 나를 덮쳤다.
삼촌의 말이 떠올랐다.
“인간에게 잡히면 털이 다 뽑히고
뜨거운 물에 담겨 고통스럽게 익어간단다.
간혹 운이 좋으면 목이 잘려서 죽기도 해.
어떤 인간들은 우리의 가죽, 깃털, 뼈는 남겨두고,
내부 장기를 제거해서 마치 살아있던 것처럼
전시해 놓기도 한단다.
우리 증조부가 정말 아름다운 깃털을 가지고 계셨는데
저기 빨간 지붕 2층 집 창가에 계시단다.”
‘먹히느냐 전시되느냐.
나의 깃털은 볼품없으니까 먹히겠지.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더 이상 잠을 못 자는 것도
배를 굶주리는 것도 지쳤어.
다만 목이 잘려 죽었으면 좋겠네.’
이윽고 어린아이들이 신나게 소리 지르며 달려왔다
나는 저항하지 않고 축 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