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심리상담을 할 적에도
들어주기만 했던 상담은 후회가 남지 않지만
이런저런 조언을 했던 상담은 후회가 남더라
의미는 관점에 따라 변한다
그 당시에는
내담자에게 내 조언이 필요한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몇 년이 지난 뒤 돌아보니
나의 병든 마음의 투사로 인한 조언이더라
나는 상담 경험이 쌓여가면서
내담자의 비극적으로 보이는 과거 사건에 대한 공감이나,
상담 후반부에 적절한 타이밍에 해야 한다고 배운
내담자의 비기능적인 모습을
직면시키는 상담기술을 쓰지 않았다
오직 그의 바른 마음의 반영만을 보고 비춰줬다
어떤 관점에서는 심리상담사로서 비전문적이고
내담자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관점에서는 모든 대학원과 오랜 수련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배워왔던 것이 사실 중요하지 않았던 것임을
자각해 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나는 모두가 거룩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된 이후
심리상담을 그만뒀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자신의 마음을
더 아프거나 덜 아프다고
의미 부여할 수 있을 뿐이다.
과거 나는 온갖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기적처럼 얻게 된 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지금껏 무얼 위해 세상을 아픈 곳으로 바라보고
그런 세상을 안타까워하며 나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했냐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는
허탈해서 헛웃음을 짓는다.
끝.
이미지 출처: 영화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