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나 3부

짧은 글

by 코코조조

어머니와 나 3부


동정심이 마음의 독인 이유


최근에 어머니 집에 다시 식사하고 다녀왔다

어머니는 잔소리를 하지 않으셨다

나는 식사를 하고 고시원에 돌아왔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하지만 나는 마음에 먼가 불편한 감정이

생겼음을 알아챘다

그리고 이 불편한 감정이 원인이

어머니를 불쌍하게 여기는 생각 때문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내가 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도

이 세상을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에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데

내 노력을 보태려고 선택했다


그 당시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불쌍하게 여겨 도와주려는 내 생각이

병든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은 몰랐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내 마음을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모든 존재를 판단하지 않고 보는 연습을 했다

하지만 모든 존재를 판단하지 않고 보는 걸

가장 방해하는 건

나 자신이었다.


나는 지독히도 선민사상, 조교주의로 찌들어 있었고

겉모습은 전혀 선민사상과 조교주의 냄새가 안 나도록 자신을 포장하며

오히려 선민사상과 조교주의를 비판했다


과거에는 내가 겉과 속이 다른지 몰랐다

과거의 나의 겉모습은 모든 사람들과 평등하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착한 사람이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속마음은 전혀 몰랐다

과거의 나는 속마음이 잠깐 의식 속에 드러나도

그냥 지나가는 생각이겠지 하면서

무시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마음공부를 하고 나서야 나의 모습을

솔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는 건 노력이 필요없다.

그냥 보기만 하면 되니까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마음속 깊은 마음의 병든 사고체계를 찾아내고

그 사고체계를 해제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사고체계가 만들어내는 감정은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동정, 연민이었다.


나의 마음 깊은 곳을 바라보면

남보다 우월하기 위해 동정, 연민을 사용했다

동정, 연민은 상대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

마음의 더 깊은 곳을 살펴보면

나는 열등감을 가리기 위해 우월해지려 했다


그러면 해결해야 하는 것은

열등의식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고

열등의식이 일어나는 원인도 알아야 했다


열등의식이 일어나는 원인은 판단이었다

그래서 판단하지 않는 연습을 했다.


비판단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는데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는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모든 것을 중립자극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모든 것의 의미를 거둬들이면

어떤 것들의 의미를 대조하여

더하거나 덜하다고 의미를 덧붙이는 과정인

판단은 덩달아 불필요해진다

알고리즘의 전 단계가 사라지면 다음 단계도 같이 사라지는 것처럼


몇 년 동안 그동안 부여한 의미를

해제하는 작업을 했지만

평생 동안 부여한 의미를 해제하려면

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나 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발견한 나의 마음속에

어머니를 불쌍하게 여기는 생각을 바라보고

더 이상 이 생각을 원치 않는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이 생각으로 인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어머니를 불쌍하게 여기는 생각을 대체할 다른 생각을 생각해 낸다


나는 이제 어머니를 어머니로 보련다

어머니가 하기 어려워하는 인터넷주문이나

무언가를 고쳐달라는 것은 언제든지 가서 도와드릴 것이지만

불쌍하기 때문에 내가 만나줘야 하는 어머니로 보지 않겠다

그리고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의미를 두지 않겠다


이 세상에 의미를 두거나 의미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이 세상에 부여한 의미를 해제하며 사는 게

더 쉽고 마음이 편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