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던 시절에는

짧은 글

by 코코조조

단 한번뿐인 인생을 살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윤회라는 게 있다고 쳐도

기억이 다 지워진 채 윤회하는 것은

죽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순간을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쉬는 것과 노는 것도

효율적으로 하려 했다


지금은 나는

과거의 나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느긋한 현재를

살고 있다


과거의 나는 죽음을 두려워했기에

단 한 번뿐인 삶을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와 동시에 결국에는 모두가 죽는다는

생각에 어릴 적부터 슬펐다


생각해 보니

몸이 죽는다는 사실 때문에 슬픈 것이 아니라

몸이 죽으면 내 존재가 사라진다는 믿음 때문에

슬픈 것이더라

죽은 후에도 내가 존재할 수 있다고 잠시 믿어보면

슬픔이 사라지더라


그렇다고 해서 내가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자신을 인간이라고 믿는 관점에서는

죽음을 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자신이 인간의 삶이라는

꿈과 비슷한 가상시뮬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는

죽음은 가상세계의 종료일뿐이다


나는 마음이 편한 게 삶의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에

삶을 꿈(가상시뮬레이션)으로 보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신이 없다는 관점들은 모두 폐기했다

그 관점들의 끝은 허무함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