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삼겹살이 먹고 싶어져서 식당으로 갔다. 삼겹살이 6000원이라는 식당 배너 광고를 보고 2인분 주문해서 먹으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막상 식당에 가봤더니 기본주문이 3인분이더라..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조금 더 비싸지만 2인분짜리 생삼겹살메뉴를 시켜 먹을까 했지만 그만뒀다. 저번처럼 남길게 뻔하고 남기면 왠지 미안하다. 그래서 돌아오면서 삼겹살을 사 먹으러 같이 갈만한 사람을 떠올리다가 말았다.
그 누구에게도 바라지 않는 삶을 살기에 그 누구에게도 요청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나서 관심없는 이야기를 해야하는 관계를 정리하다 보니 가족 이외에는 만날 사람도 없다. 가족도 가족이 만나자고 하지 않는 한 만나지 않는다. 이렇게 도시 속의 출가인이 되어 살면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하는 귀찮은 것들은 안 해도 돼서 편하다. 그런데 필수로 겪어야 하는 것은 고독이다. 고독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독 너머에 마음의 평화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략 30살부터 독립해 혼자 살았지만 지금과는 달리 과거에는 직장생활을 했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자친구도 종종 사귀는 삶을 살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불필요한 관계를 다 정리하니 나는 식당이나 마트 갈 때 빼고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곳에 주의를 돌려 고독감을 인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글쓰기, 공부, 게임, 숏폼, 커뮤니티사이트 구경 모두 어느 정도 하다가 질려서 하던걸 멈추는 순간 고독감은 나를 엄습했다. 고독감과 마주하기 싫어 다른 것에 주의를 돌리는 시간을 늘려도 소용없었다. 그것들은 금방 싫증나서 더 이상 오래 붙잡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다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고독감이 느껴질 때마다 눈을 감고 고독감이라는 감정너머에 마음의 평화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고독감을 직시한다. 고독감이 마음속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보다 보면 고독감이 흩어지고 마음에 그 어떤 생각도 남아있지 않는 마음의 평화가 느껴진다.
그 어떤 감정도 다 내가 지어낸 것이기에
내가 해제할 수 있다.
두려움은 마음의 평화에 대적할 수도 없다
아참 결국에는 삼겹살을 배달시켜 먹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