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아버지는 중년 이후부터 거의 유선방송의 다큐멘터리만 보셨다.
그 시절의 나는 그런 아버지의 취향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프리카 초원, 아마존의 밀림, 처음 보는 민족의 고유문화, 기타 등등. ‘왜 다큐를 좋아할까? ’라는 생각도 안 해봤다. 그냥 ‘다큐를 좋아하시나’보다 하고 넘겼었다.
이제 나는 알 것 같다. 아버지는 귀찮으셨던 것이다. 여행 짐 꾸리기, 여행지까지 무료하고 고된 이동, 갔다 와서 짐 풀기 등등. 다큐멘터리에서는 여행에서 피할 수 없는 것들은 스킵하고 재미있는 부분만 보여준다.
그래도 가끔은 여행을 떠나고 싶다. 가끔은 여행지에서 맛없는 음식을 비싸게 먹어봐야 집밥이 맛있는 걸 알기 때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