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권력의 상관관계

by 미니

우리는 서로를 처음 볼 때 자연스레 나이를 묻고 서열을 정리한다.

누가 언니이고, 누가 동생이고, 누구와 동갑인지 명확히 구분한다.

그리고 상대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을 번갈아 쓴다.

문제는 여기서 일어난다.


존댓말은 나보다 남을 '높여서' 이르는 말이다.

상대방이 나보다 지위나 신분이 높을 때, 우린 존댓말을 쓴다.


한마디로, 시작부터 불평등을 전제하고 태어난 말이다.


슬프게도, 한국어에서 지위와 신분의 기준은 '나이'이다

한국어는 연장자에게 유리한 언어라서 한 집단에서 나이가 많을수록 권력이 생긴다.


사실 억울하다. 난 그냥 좀 더 늦게 태어났을 뿐인데.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이 사회적 약속을 따른다.

다짜고짜 그 약속을 깨트리고 나이 많은 사람한테 대뜸 반말을 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속으로는 " 왜 저 아저씨는 나한테 계속 존댓말을 쓰지 않을까?"라고 구시렁거리면서말이다.


하지만 역시 사람은 간사한 존재다. 내가 연장자가 될 때, 나이 어린 사람이 다짜고짜 반말을 하면 매우 불쾌하다. 그 사람이 내 허락 없이 반말 쓰는 것도 싫다. 꼭! 내가 허락해야만 한다.

내가 하면 사랑이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딱 그 꼴이다.


내가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을 때 기분이 쌉쌀한 게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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