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샤넬로 May 10. 2022

사서 고생했던 이유

좋좋소 시리즈의 조충범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항상 부모님이 내게 말하는 것이 있다. 

"뭐가 그렇게 조금 해서 작은 데만 골라서 가는데, 조금만 더 준비해서 대기업이나 큰 곳에 지원하면 되잖아"

부모님은 늘 작은 규모의 회사를 선택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셨다. 

항상 부모님은 사서 고생한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난 지난 모든 직장생활을 규모가 작은 곳을 일부러 선택하였고 입사 지원서를 넣어 회사생활을 했다. 


친구들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야, 굳이 그렇게 선택하는 이유가 뭔데?! 뭐, 자신 없나?!" 

사실 예전에는 그 말에 반은 맞은 맞다. 사실 나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사회초년생 어떤 기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커리어의 시작점이 달라지는데, 나는 어쩌면 첫 단추를 너무 급하게 끼워 맞춘 것 같았다. 그리고 이제는 잘못된 첫 단추를 풀고 싶다. 



작은 소기업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평범한 취준생처럼 그저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위주로 공부를 하면서 조급하게 준비하지 않고 내실을 만들어갔어도 충분했다. 하지만, 내게 굳이 필요 없는 호기심이 있었다. 규모가 10인 이하 되는 조직을 더 큰 조직으로 만드는 핵심 역할이 되어보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이 큰 비전과 희망은 현실이라는 벽 앞에 부딪혔다. 

사회초년생이 회사를 잘 고르는 확률은 거의 낮다고 볼 수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하면 중소기업은 정말 복불복이다. 하지만 나는 매번 불행적인 조직을 선택하였다. 소기업이 중소기업 그리고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두 가지 원인이 있다. 기존 구성원들이 기존의 안일함만 추구함과 동시에 대표의 마인드이다. 

왓챠의 '좋좋소' 시리즈를 보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웃프다. 

사람이 안 모이는 곳은 이유가 있다. 사업이 성장하려면 사람이 계속적으로 들어오고 구성원들이 조직을 애착해하며 밖으로는 대표의 비전과 목표를 다방면으로 전달한다. 하지만, 7년 이상 소기업인 기업(10인 이하)은 딱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나는 그런 조직에 있어봄으로써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테스트 배드를 해볼 수 있었다. 


사실 소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안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어떤 포지션에서 어떤 일을 더 잘할 수 있는지 주체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다. 말이 좋아 주체적인 것이지 실은 한 사람이 정말 다양한 포지션을 맡아서 일을 진행한다. 특히, 소기업의 대표들은 흔히들 말한다. 

'우리 조직에서 일하면 oo대리처럼 일당백이 될 수 있으니깐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사실, 일당백 말은 좋지만, 일을 배우고 진행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흔히 물 커리어(소위, 실무에 깊이가 없는 커리어)가 되기 쉽다. 

여러 방면에 배경지식과 일을 진행하는 액션은 뛰어날지 모르지만 깊이가 없다.

 물론, 하나만 잘해서 되는 시대가 아니라고 하지만, 커리어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깊이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소기업(10인 이하)에서 실패를 하면 리스크는 크지만 그만큼 다양한 분야를 건드려보고 어느 정도 주체적으로 리드하고 이끌 있어서 내가 무엇을 잘하고 뛰어난지 확실히 느낄 있는 부분은 인정하고 싶다. 

그래도 제대로 일하는 습관을 배우고 싶다면, 온보딩이나 프로세스화가 잘된 중견기업급 이상을 가기를 권한다. 


어쩌면 소기업이 나를 더 능동적으로 만들었다. 


첫 커리어를 대기업에서 시작했다면, 안정적인 연봉과 복지를 누리면서 딱 그 생활밖에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냉혹한 소기업(10인 이하)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처절하게 자기 계발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 많은 도전과 성취를 갈구했는지도 모른다. 

소기업(10인 이하) 몇몇 가치관이 잘못 형성된 대표들은 함께하는 직원들이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성장은 곧 '이직'을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정말 안타깝다. 사실 지금의 기업을 도약시키기 위해 투자하는 직원도 있는데 고정관념의 시선 때문에 그런 인재들도 기업에서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부족함을 채우려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도전하였다. 

어떤 소기업은 내 능력을 폄하하거나 낮게 보고 내 날개를 꺾으려 했지만, 나는 나 스스로의 잠재가치를 폄하하지 않고 묵묵히 더 높게 비상할 준비를 늘 하였다. 그렇다 보니, 생각의 깊이나 행동의 방향성이 누구보다 깊게 만들어졌고 나의 장점이 되었다. 


소기업에서부터 초기 스타트업 멤버까지 정말 열악한 환경과 도전적인 환경에서 정말 묵묵히 내 길을 맡아오며 성장해왔던 것 같다. 이제는 사서 고생하는 시점이 아닌 다듬어지고 성숙된 경험을 더 큰 판에서 펼치고 더 대단한 동료와 선배들에게 배우고 싶은 욕망이 커졌다. 사회초년생에서부터 지금까지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소기업은 다 말하지 못할 이유가 있었고 고치려는 의지가 많이 약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고맙다. 

내가 더 깊이 성장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넓은 시야와 사고력을 알게 모르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소기업이나 초기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읽는다면, 한 마디만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조직은 선택한 그 인재는 멍청한 것이 아닌 저 나름의 목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목표를 잘 가꾸고 존중과 비전을 공유하고 틈틈이 성과를 공유하면 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엔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굳이 존중받지 못 할거 멈추련다. 


소기업과 초기 스타트업은 늘 생존의 연장선에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함께하는 멤버들의 '존중'이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무엇이 큰 일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모이고 서로 가고 싶어 하는 조직은 연봉도 큰 몫이겠지만 '조직문화'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소기업이나 초기 스타트업이 잘되고 있는 기업의 조직문화의 겉만 벤치마킹하고 내실은 챙길 못하고 있다. 

그리고 소기업과 초기 스타트업은 알게 모르게 유능한 인재를 유출시키는 악순환의 뫼비우스 띠에 갇히게 된다. 소기업에 지원한 지원자들은 절대 무능하거나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보다 열등하지 않다. 

그들에게도 좋은 프로세스와 교육을 제공해준다면, 숨겨진 어벤저스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그 어벤저스는 결국 대기업이나 유망한 유니콘에 최종적으로 커리어를 안착하고 마무리하는 현실이다. 

소기업 회사가 직원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핑계되지 말고 진행해보라고"

나는 그 말을 소기업에게 다시 전달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다시 부모님에게 말했다. 


"엄마, 이제는 사서 고생은 그만하려고요. 아프니깐 청춘이 아니라 진짜 아파요" 




작가의 이전글 또 다른, 한강의 기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