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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샤넬로 Nov 28. 2022

재벌집 막내아들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예전에 즐겨보던 웹툰 '재벌집 막내아들'이 드라마화되어 현재 jtbc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웹툰에서는 재벌가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재벌가의 욕망과 야욕을 정말 적나라게 표현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설마, 이게 실사화될까?'라는 의문도 가졌다.

왜냐하면, 재벌집 막내아들의 '순양 그룹'의 모티브가 바로 '삼성그룹'이었기 때문이다.

몇몇 에피소드와 인물의 페르소나도 웹툰을 보면 금방 '아, 이거 삼성가 이야기 아니야?!'라고 생각이 날 정도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소재가 드라마가 되기까지 3년의 굴곡이 있었다는 것을 최근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살펴보면서 알 수 있었다. 원래는 2019년에 방송을 목표로 하였지만, 그 당시 시대상황이나 특정 재벌가가 생각나는 소재를 건드리는 드라마를 쉽게 받아주는 방송국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 방송사나 언론매체는 기업의 광고가 주 수입원인데, 민감한 주제를 다뤘다가 핵심 수입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의 시간이 흘러 결국 jtbc에 편성이 되어 지금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주말 동안 이 드라마를 넷플릭스로 정주행 하면서 드라마 속에서 내던지는 3가지 물음에 대해 나름 나도 '송중기'가 맡은 진도준이 되어 이야기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적어본다.


이미지 출처:j tbc 재벌집 막내아들




퀴즈, 고래 싸움에 새우가 등이 터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노?!


이미지 출처:j tbc 재벌집 막내아들

순양 그룹의 창업주 진양철 회장이 진도준의 유년 시절에 던졌던 하나의 퀴즈였다.

그렇다 여기서 양 고래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새우는 대한민국을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단군 이래에 몇 세기의 역사를 빼고는 늘 우리나라는 '새우'의 입장에서 눈치를 보고 피해를 받아왔다.

이것은 비단 정치적 영향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는 생테계에서도 고스란히 영향이 가고 있었다.

특히, 진양철 회장이 이끄는 순양 그룹의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더욱 이런 현상은 극 심화되었을 것이다. 진양철과 진도준의 결론은 '새우가 고래만큼 덩치를 키우면 된다'라는 것이었다.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단순하지만 그 당시 상황에서는 선택지가 없는 답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은 새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내가 진도준이었다면,

' 고래와 고래 싸움이 나는 그 중간의 자리에 있지 않는 것입니다 '라고 말할 것이다.

늘 싸움의 명분은 '애매한 위치'에서 나온다.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어느 정도 힘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싸움도 애매한 친구가 애매하게 힘을 과시하거나 자리를 차지해보려고 할 때, 소위 말하는 일진 또는 나보다 더 강한 친구에게 도전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학창 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알 것이다.

광해군 시절 '중립 외교'는 어쩌면, 현명한 선택 지였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조선의 국력이 강하여 수렴되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래와 고래가 싸움이 나기 전에는 새우는 빠르게 그 싸움의 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고래 중 하나가 위협으로 누구 편을 들지 강요한다면, 최대한 시간을 끌자.

결국 고래와 고래가 싸운다는 것은 힘이 비등하거나 동등한 국가의 대립이고 한 국가가 계속해서 자신보다 약한 국가에게 신경을 쓸 수 있는 판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상대편 고래는 늘 방심한 틈을 노리기 때문에, 새우는 그저 더 시간을 끌어 누가 더 힘의 차이가 나는지 보는 것이 좋다. 그전까지는 그나마 친하게 지내는 고래의 쪽에 서면서 최대한 도망갈 수 있는 것이 '새우'입장에서는 생존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완전한 고용승계, 말이 좋아 완전한 고용승계지....


이미지 출처:j tbc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에서 순양의 창업주 진양철과 재벌집 막내아들 주인공 진도준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장명이 있다.

바로, 아진 자동차 직원들의 완전한 고용 승계건이었다.

진양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바로 '정도경영'이다. 그리고 진도준이 보는 그 정도경영에는 '사람'이 핵심적으로 있었지만 진양철 회장에게는 '정도=돈'이며 돈값하는 사람이냐, 아니냐로 정도경영 철학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만약 나였다면, 진도준의 '사람'이 있는 정도경영을 응원하고 싶다.

항상 모든 문제와 원인은 높은 곳에서 아래로 터져서 흘러내렸다. 조선왕조의 역사도 그랬고 대한민국의 역사도 그러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 피해는 '백성' 또는'서민'이라는 이름으로 아랫사람들이 온전히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높은 사람과 소위 있는 자들은 자본주의에서 제시하는 또 하나의 가이드라인 '글로벌'을 기준으로 제시하며, 노동시장의 판을 제 입맛에 맞게 사용자층과 노동자층으로 양분화해온 것이 우리의 근현대사 역사이다. 우리나라는 60년 만에 '한강의 기적'을 만든 위대한 국가이다. 그 안에 '사람'이 없었다면, 그 기적은 없었을 것이다.


진도준의 명대사가 있다. "돈의 흐름을 보려면 제일 먼저 '사람'을 살펴보고 이해하여야 한다'

항상 늘 그래 왔다. 힘들 때는 '우리는 가족 아이가?' '역시 우리 직원들이 있기에 역사를 만들어간다'

힘들 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그런 거지' , '머슴한테 잘해주면 지가 주인 줄 알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탄생에 있어서 단 한 번도 우리 '서민'의 말을 그리고 '사람'의 말을 제대로 들었던 적이 있는가? 단지, 국가적으로 학습시키고 미디어적으로 '글로벌 고용 유연화'라는 대의 앞에 시대의 시류를 거역하면 눈치만 주기를 급급해하지 않았는가?

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배우지만 현실에서는 그 '국민'이 때로는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차별 적용되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있다.



'회사원'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부품



우리는 종종 유망한 대기업에 다니게 되면 괜스레 내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고 착각하곤 한다. 정말 불쌍하게도 '회사원'이라는 직책과 명함은 그 유통기한이 너무 짧고 대체되기 쉽다는 것을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보여준다.


이미지 출처:j tbc 재벌집 막내아들


가장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의 직책과 포지션으로 나를 대변하려는 사람일 것이다.

그 자리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자리인지 모르고 말이다.

5년 동안 순양 그룹 미래자산팀을 위해 새벽 5시에 출근하여 6시쯤 스터디를 하고 8시부터 전략회의를 진행하였던 주인공의 그저 그런 삶도 오너가의 변심과 말 한마디로 직책이 올라가고 때로는 쉽게 버려지기까지 한다.


아버지 세대의 '이 회사에 뼈를 묻겠습니다'와 같은 낭만적인 시대의 종결을 의미한다고 본다.

진양철 회장의 대사에서도 보면 기업가들의 회사원에 대한 인식을 볼 수 있다.


진양철 회장 : " 이야 봐라, 내 OO 부장 미국 가서 햄버거 먹는 돈 만들어줬네, 이제 햄버거 그만큼 제공하면 됐다. 내일 사표 팩스로 보내라고 해라'

(미국지사에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순양 그룹의 한 임원이 회장님의 말 한마디에 직장을 잃는 장면)


어쩌면 자본주의에서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그것만을 위해 일생을 내 직책과 직급에 받쳐온 사람들의 존재는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다. 회사원은 소위 '밥값'을 만들어내어야 하는 존재이고 필요 없고 사용 가치가 없게 되면 대체될 수 있는 회사라는 조직의 다양한 부품 중 하나라는 것을 이 드라마에서는 강렬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여러분은 단순한 부품인가? 아니면 밥값 하는 회사원인가?

궁금하다



조선왕조 말기 누군가 한 말이 있다.

" 왕의 피와 백성의 피가 어찌 다르단 말인가?"


피는 다르지 않지만 사고하는 방식과 체계는 달랐다.

그리고 그들이 시작하는 환경이 달랐다.


어쩌면 그 형태가 재벌과 서민으로 재편되었을 뿐

그 프로세스는 500년 조선왕조의 역사가 마무리되고 대한민국에서도 계속 지속되는 것 같다.


'자본주의' '민주주의'라는 다른 이름으로 다가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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