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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샤넬로 Mar 07. 2023

이마트에는 있고 컬리에는 없는 것

이마트송을 듣고 눈물을 흘리다



어린 시절 돌이켜보면 가장 신나고 두근거렸던 날이 있었다. 

아빠 차를 타고 엄마의 손을 잡고 이마트로 장을 보러 가던 정말 사소한 기억이었다. 

그리고 은은하게 들려오는 이마트에서 들려오던 배경음악(일명 '이마트송')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머릿속에서 흐르고 있다. 


최근 이마트가 3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마트송을 다양한 버전으로 각색하여 다시금 소비자들의 추억을 일께 우고 있는 중이다. 

그런 행보에 많은 소비자들이 오히려 기존의 이마트송과 편곡된 이마트송들을 반복재생하면서 각자의 추억에 빠져들고 서로 추억의 이야기보따리를 이마트 공식 유튜브 댓글에 적어 내려가고 있다. 


어쩌면, 치열한 플랫폼 경쟁과 유통 속에서 결국 모든 것이 사람과 추억 그리고 행복을 지향하는 이마트의 오프라인적 경험이 다시금 이마트 송을 통해 소비자들의 숨은 동심과 이마트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228_0002209807&cID=13001&pID=13000


이마트에는 그때 그 시절 '추억'이 있잖아요


궁금하여 주변 지인들에게 '이마트'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가볍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하나같이 '추억'이라는 키워드를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아무리 현재 이마트가 신흥 강자인 컬리와 경쟁하는 구조로 시장에서 치열하게 우위점을 다투고 있어서도 결국 많은 사람들이 이마트를 다시금 생각하는 것은 그때 그 시절 우리와 함께 성장한 '추억' 그리고 '기억'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0년이라는 세월은 강산이 3번 정도 바뀔 정도로 적은 시간은 아니라고 본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카트를 이끌던 키 작은 소년 소녀들은 이제 어느새 자신의 부모와 같이 그들 자녀의 손을 잡고 그 아이에게 카트를 넘겨주는 세대가 도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 또한, 이마트는 그런 곳이었다. 어린 시절 기쁜 날이나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이 많은 날,  엄마가 큰맘 먹고 아빠와 차를 타고 나를 데리고 갔으니 말이다.

( 그때 나에게는 또 다른 놀이동산이자 즐거움이 한가득한 곳이기도 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hY453HDDJXM



이마트, 결국 추억은 '소리'로도 전달할 수 있잖아요


롯데월드, 에버랜드의 추억이 오래가는 것도 그곳에서 들려오는 테마 송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의외로 시각과 후각 그리고 청각에서 느끼는 경험들이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시각보다 청각은 더욱더 그때 그 시절의 감각과 기억을 상기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마트는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이마트 송으로 마트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계속 전달해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마트 노래라고 한정 짓는 것이 아닌 '추억' 또는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3fsprjAjDo


어쩌면, 이 부분도 마켓컬리는 가지지 못하였지만 이마트가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차별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단순히 신선 제품이나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결국 상품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구매하고 경험을 구매하고 그리고 그 경험은 고스란히 내 자녀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정말 강력한 소비의 유대성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마트가 조금 오래되어 보이고 때로는 빠르게 플랫폼화되는 환경에서 올드해 보일 수 있지만 쉽게 사라 지지지 않았던 것도 그럼에도 이마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엄마는 이마트 사용할 것 같은데?" 


늘 내가 엄마에게 질문하는 것이 있었다. 

엄마는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중에서 선택한다면 어딜 선택할 것 같아? 

그러면 엄마는 늘 망설임 없이 말하였다. 


" 당연히 이마 트지" 


물론, 그 이유에는 상품이 신선해서도 있지만 결국 엄마의 사용적 경험에서 이마트라는 브랜드가 전달하는 강력한 경험적인 '그 무엇인가'가 작동하고 있다고 나는 본다. 


공교롭게도 이마트의 역사의 시작점이 1993년 그리고 내가 태어난 해도 1993년도이다. 

어쩌면, 이마트와 함께 성장해 오고 슬프거나 기쁜 일에도 함께 곁에 있어준 이마트가 엄마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 

(이마트 문화센터에서 약 1년간 마술을 배운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지금은 다 까먹었지만 ㅎㅎ) 


3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버전으로 각색된 이마트 송을 듣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다.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서인지 음악이 좋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좋았기 때문은 아닐까? 


글을 마무리하며, 갑자기 엄마에게 전화해 "이마트 가서 장이나 볼까?"라고 말하고 싶다. 

휴대폰으로 배송하는 빠른 시대에서 조금은 불편하지만 직접 오프라인 매장으로 방문하여 어린 시절처럼 카트를 시원하게 밀어보고 싶어지는 하루이다..... 


고마워요 이마트



https://www.youtube.com/watch?v=2a4u0clNXoQ

여러분에게 이마트는 어떤 추억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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