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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샤넬로 Jul 03. 2023

왜 이리, 기획서가 안 오는 것인가?

기획자 머쉬베놈



IT업계에서는 정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포지션의 분들과 협업을 하는 일이 정말 많다.

때로는 TF팀이 구성되기도 하고 해체되기도 한다.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스럽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빠르게 검증하고 가설에 도달해 보는 시도를 유연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앞단의 시작이 '기획'에서 시작된다.

때론, 다른 포지션분들이 무슨 일을 하려고 시작할 때, 심심치 않게 내뱉는 말들이 있다.


" 어 그거 아직 기획서가 안 나와서 못하고 있어요"

" 이거 혹시 기획서는 없나요? 기획서에 정책이 없으면 조금 구현하기 힘든데"


그렇다, 나와 같은 기획자분들이라면 꼭 한 번씩 들어보았을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몇몇 포지션분들은 늘 궁금해한다.


"아니 도대체 기획서는 왜 이렇게 빨리 안 나오고 시간이 걸리는 거야?"


그런 의문을 한 번씩 가진 분들을 위해 업계 3년 차 주니어 기획자의 시선으로 그 궁금증을 살짝 풀어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본다.




기획자는 '기획'에 있어서 먼저 '생태계' 파악을 먼저 할 시간이 필요해요



혹시 좋은 기획 또는 기획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마도 '제대로 작동하고 더 좋으면 빠르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구조가 있는 것'이라고들 많이 이야기들 할 것이다.


"그렇다, 여러분들의 답변이 맞다. "


그런데, 제대로 작동하고 빠르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기획자들은 '생태계' 파악이 먼저 중요하다


무슨 생태계 파악이냐고?


바로 내가 위치한 회사의 구성원들의 역량 파악 및 도달 가능한 범위에 대한 산정을 의미한다.


누구나 내가 기획한 기획서대로 구현되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아쉽게도 기획자는 똑같은 여건에 놓여있지 않는다는 사실! 어떤 곳은 개발자가 넘쳐나는 곳일 수 있지만, 어떤 곳은 외주개발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를 하는 곳이 있을 것이며, 극단적으로는 개발자가 없는 조직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와 함께하는 개발자는 '비행기'까지 만들 수밖에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로켓'을 요구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프로젝트를 들어가기 전에 각 구성원들과 1:1 라포 형성 기간을 1~2주 정도 가졌다.

사실 라포 형성이라고 거창하게 보이지만, 딱 3가지를 물어보았다.


예시) 개발자와의 커피챗


[ 현재 우리의 기술 부채는 어떻게 되는가? ] - [ 내가 그린 기획서에서 핵심적으로 작동되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 [ 일을 진행하면서 늘 겪어왔던 일의 병목 현상은 없었나? ]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API를 구축하여 접목시키는 것이다

때로는 술자리에서도 라포 형성에 대한 도전은 시도되기도 한다.

결국, 기술을 만들어가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획자는 서비스의 등대 같은 존재랍니다




사실 기획자도 '사람'이에요. 잠시만, 옆 동네는 어떻게 진행했는지 슬쩍 보고 올게요 ㅎㅎ


" 샤넬로 님 혹시 회원가입 정책 중에서 아이디하고 비번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아이디 특수문자 포함 가능해요? 비번은 최소 4자리부터?"


종종 개발자분들이 빠진 정책을 물어볼 때가 있다.

그러면, 저는 조용히 믹스 커피를 한잔 타서 웃으며 이야기한다.


" 개발자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ㅎㅎ 저도 지금 고민 중^^"


어떨 때는 기획자는 IT 현장에서 신의 신탁을 받아오는 제사장 같기도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이런 순간들이다.

사실, 기획자도 모를 때가 많다. 단지, 우리와 비슷한 옆동네 경재 사는 어떻게 하는지 벤치마킹하고 캡처하여 적립을 해나갈 뿐....  


그래서 기획자 분들이 여러 스타트업 아티클 사이트나 관계없어 보이는 다른 서비스의 앱들을 다운로드하고 캡처하는 모습들을 한 번씩을 보셨을 것이다.

사실, 시간을 때우거나 노는 것이 아닌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 중인 상태이다.

사실, 기획자들도 다 알고 있다

 오히려 내가 창조하는 것보다 잘 모방하여 우리 서비스에 맞게 재창조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고 빠른 기획서가 나온다는 것을 말이다.


개발자를 포함한 다른 포지션의 팀원들이 오매불망 좋은 기획서를 고대하듯이 우리 기획자들도 그 기다림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조금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기획자는 기획서라는 링 무대에서 오늘도 하얗게 불타오르네...




때로는 기획자는 결정권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설득을 하고 있답니다


통상적으로 퀄리티가 좋은 기획서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최소 3개월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조사, A/B테스트, 정책 설정, 유저인터뷰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기획자들이 네카라쿠배처럼 큰 회사를 다니고 있는 상황도 아니며 자금 상황도 넉넉하지 못한 조직에서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분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보다 말도 안 되게 기획 일정이  단축되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현업에서 비일비재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기획자가 '기획서만 작성한다'라고 보면 큰 오산이다.

모든 기획이 잘 작동하기 위해 기획자들은 다양한 이해관게자와 결정권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의사결정을 요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기도 한다.


기획자라는 포지션의 숙명 중 하나가 '설득의 연속'이라고 생각들 정도로 고객도 설득해야 하고 우리 대표님도 설득해야 하고 심지어는 큰 기업이라면 우리 주주님도 설득해야 한다.

모든 기획은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는 것을 수정하고 고치는 것을 우리는 '유지/보수'라고 말하지 '기획'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결국, 기획자의 판단과 방향성이 맞는지도 결정권자분들이 검증하고 설사 맞는데 속도가 안 나서 팀원들이 사기저하 상태라면 이를 살펴서 조금 더 강력하게 어필하는 것도 나와 같은 기획자분들이 현업에서 다른 포지션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어느 날 기획자분이 한없이 무력감을 느낀다면, 달콤한 초코바를 건네면서


" 기획자님 그래도 잘하고 있어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었으면 한다.



개발자: 기획자님 오늘 마치고 술 한잔 콜? 기획자: 가시죠^^



어쩌면, 기획자도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아요.


다른 포지션분들이 기획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늘 한결 같이 나오는 키워드가 '주도성'이다.

그만큼, 기획자는 일의 시작에서 끝맺음까지 쉼 없이 체크하고 확인하고 개선하고 회고하는 포지션이다.

그런 기획자들도 늘 기획서를 작성할 때 막막하다.


기획자: "아 이번에는 그냥 화면 설계서만 그려주면 되는 걸까?"

             " 개발자님 혹시 이번에 화면설계서에 정책만 넣어서 드려도 될까요?"


개발자: ""기획서 다되면 한번 줘보세요"


기획자 ; (속마음) " 제발 확실하게 이야기해 줘 ㅜㅜ 일 두 번 하게 하지 말고"


사실 기획자에게 애매모호한 답변을 해주면 기획자는 완전히 멘붕이다. 늘 기획자는 다양한 고민과 걱정을 생각하며 기획서를 만드는 포지션으로서 몇몇 포지션이 적극적인 의사결정과 의견을 내려주지 않으면 자신감 있게

기획서를 만들어 나가지 못한다.


기획자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싶지 '상상화'를 만들고 싶어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기획자가 여러분의 자리에와 상냥하게 물어본다면, 귀찮더라도 정확하게 니즈포인트를 전달해줘야 한다. 간혹, 우리 기획자는 눈치가 있으니 알 잘 딱 깔 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의 줄임말)으로 해오겠지..라고 기대하지만,


기획자에게 말하지 않으면 기획자는 전혀 모른다.

그리고 전혀 다른 결과물을 가지고 개발 또는 디자인 요청을 할 수 있다.


이것만 기억하자, "기획자에게는 명확한 니즈 포인트를 과감하게 요청해줘야 한다"


비슷해 보이는 기획서 양식들 속에서 명확한 니즈 포인트가 전달되지 않으면 기획자 편의대로 생략하고 기획자만 알아보기 쉬운 기획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 말고도 정말 복합적인 상황이 많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기다리는 기획서가 마치 함흥차사처럼 기별 없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획자는 오늘도 열심히 기획서를 작성하고 수정하고 있다.


기획자들이 다른 부서의 메커니즘과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다른 포지션도 기획자들의 일에 대한 프로세스와 고충을 이해하고 한 번쯤은 기획자의 시각에서 기획자를 한 번쯤이라도 돌아보면,


" 아, 쉽지 않은 일이군"이라고 무릎을 탁 칠 것이다.


오늘도 많은 현업의 기획자분들은 더 좋은 기획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기획자의 두피열도 개발자 못지않게 뜨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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