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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샤넬로 Sep 23. 2023

프로덕트 매니저, 관계학개론

외주용역 업체 편



규모가 있는 조직이든 규모가 작은 조직이든 모든 개발 여건이 갖춰질 수 없는 상황을 종종 맞이할 것이다. 

그럴 때. 등판하는 구원투수가 있다. 바로 '외주업체'이다.

사실 정말 애먹는 부분이 바로 외주업체와의 협업일 것이다. 

어떤 팀에게는 구원 투수가 될 수도 있으며 어떤 팀에게는 애증의 관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관계의 미학'이 존재하며 우린 이 부분을 섬세하게 잘 건드려준다면, 정말 원하던 원팀을 만들 수 있다. 





#. 외주업체는 '우리'만 의 팀이 아니라는 관계를 파악하자!



빠르게 업무를 처리해 주는 외주업체는 종종 원팀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신이 나서 다양한 과업지시와 업무 태스크를 목적성 없이 분배하고 제공한다. 

이런 순간 외주 업체는 당황할 수 있다. 외주업체에게는 주차별 또는 분기별 성과 과업이 사전에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일의 진행에 있어서 속도보다는 과업지시에 대한 검토와 확인 그리고 제대로 착수 진행되고 있는지 외주업체도 확인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많은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들은 단순히 일을 주기에 급급하다. 

그러다 보면, 외주업체와 어느 순간 불편한 사이가 되어 있다. 


외주업체는 철저하게 계약금액으로 움직이는 집단이다. 그들이 속도를 내고 호응하는 것은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가 핸들링을 잘한다기보다는 남은 잔금을 빨리 받기 위한 행위 일 수 도 있다. 

여기서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는 일에 있어서 빠진 부분은 없는지 그리고 진행에 있어서 병목 현상은 없는지 꾸준히 소통하는 역할을 맡아주어야 한다. 


원팀인 듯 원팀 아닌 외주업체는 결국 '돈'으로 한동안 묶여있는 '비즈니스 관계'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냉정한 관계를 이해하고 일을 착수한다면, 큰 잡음 없이 일이 진행이 될 것이다. 



#. 외주업체에게는 정말 이것까지 이야기해줘야 하나? 싶을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앱 서비스 리뉴얼 디자인을 위해 외부 디자인 업체와 협업을 6개월 정도한 경험이 있었다, 이때,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를 맡은 나는 내가 원하는 앱의 디자인 콘셉트를 레퍼런스와 몇 마디 추상적인 표현을 정리하여 보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결과물을 받아보았는데, 그 결과는 충격과 공포 그 이상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디자인이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전달한 과업에 대해 이행을 잘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다시 내가 전달한 과업 지시를 보니 정말 애매모호한 표현과 정리되지 않는 레퍼런스와 일의 우선순위들이 보였었다. 



특히, 우리의 과업만 진행하지 않는다. 다양한 고객사들의 과업을 진행하면, 당연히 우리 서비스의 방향성과 프로덕트 매니저의 전달 사항에 대해 고심 있게 생각하지 않고 은연중에 업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레퍼런스나 구조를 적용하여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과업을 정해줄 때는 어떤 색에 어떤 조도에 어떤 배치에 그리고 어떤 애니메이션 효과를 원하는지에 대한 보이는 모든 것에 대한 세세한 디자인 콘티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수의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PPT 장표를 만들고 화면을 캡처해 표시해 가면서 어떤 색과 어떤 조도와 어떤 효과를 참고하면 좋을지 링크를 삽입하여 전달하기 시작하였다. 




#. 외주업체의 장점은 어필하되 아쉬운 포인트도 자신감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 


많은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원치 않는 성과물을 받았을 때, 무턱 업체에 대고 호통치거나 화를 내는 것이다. 사실 이 행위만으로도 수많은 관계의 연결 지점이 흔들리거나 끊길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그럼에도 그 업체의 장점과 차별화를 찾아 칭찬해 주고 아쉬운 포인트를 짚어주는 것이다. 


": 아, 대표님 진짜 색감이나 구조는 정말 좋은데요. 혹시 제가 전달드린 토스 랜딩페이지 구조처럼 적용이 어려우실까요? 저희는 스크롤을 내릴 때, 적용되는 이 부분을 꼭 벤치마킹하고 싶어서요"


정확히, 어떤 아쉬운 포인트와 작동 포인트를 원하는지 이야기해 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외주업체는 발 빠르게 파악하고 기술 및 개발적으로 가능여부를 전달해 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업체나 회사들이 외주업체에게 화부터 낸다. 


" 아니 제가 레퍼런스 보내드렸잖아요. 이 느낌이 아니라니깐요!" 


여러분의 느낌을 맞춘다면 아마 외주업체가 아닌 그들은 신일 수도 있다. 전달하는 사람이 보다 더 명확한 목적어와 지시어로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외주업체는 수치화- 구체화 - 목적화를 좋아한다. 


#. 외주업체와도 비전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외주업체가 필요하다는 것은 결국 '핵심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꼭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몇몇 회사들은 외주업체에게 갑질 아닌 갑질을 한다. 외주업체는 눈물을 머금고 하는 수 없이 그 과업을 진행하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 그 업체를 또 찾게 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현상을 종종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외주업체에도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존중받고 과업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존중을 지켜주지 않고 횡포를 하는 과업 요청 업체와 장기전으로 가고 싶은 외주 업체는 없을 것이다. 


외주업체에게 우리 프로덕트의 비전과 목표 그리고 현재 외주업체가 해결해 주는 부분이 정말 중요한 부분임을 공유하는 회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많은 고객사들 중에 여러분들의 회사가 조금 더 인상 깊게 남을 것이고 조금 더 관심과 애정을 가질 것이다. 

외주업체가 하는 일이 단순히 디자인을 바꾸거나 기능을 추가 제거하는 작은 일이 아닌 우리 회사의 터닝포인트와 사업의 전환점이 되는 시작점을 함께 마련한다는 비전 있는 소통은 결국, 외주업체에게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나는 늘 외주업체와의 회의 끝에 "그래도 개발자님 덕분에 사용성이 많이 좋아져서 내부 직원들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감사함을 전달한다. 

이 이야기 끝에 멋쩍은 웃음으로 " 아 예 ㅎㅎ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이 작은 감사와 관계의 파동은 정말 위급한 상황일 때,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외주업체는 과업을 무사히 완수시켜야 하는 의무는 있지만 그렇다고 밑에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단순히 일을 잘한다는 것은 업무적 능력도 있지만, 정말 필요한 위기의 순간에 나와 우리 조직을 도울 수 있는 우군을 만들어 놓는 것도 업무적 능력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은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관계'에서 큰일을 도모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다는 사실을 많은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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