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속 잠든 ‘사진’,
AI 시대엔 ‘자산'이 된다

누군가 지금 준비하고 있을 새로운 재테크

by 박샤넬로




스마트폰 앨범에 사진이 몇 장이나 있으신가요? 아마 수천, 수만 장이 쌓여 있을 겁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 사진들을 ‘추억’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가 IT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AI 시대가 도래한 지금, 여러분의 디바이스에 잠들어 있는 그 사진들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기계가 세상을 배우는 학습 교재(Training Data)’이자, 곧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다.




1. AI 시대, 사진 데이터의 본질: '이미지'가 아니라 '정보'다


과거의 컴퓨터에게 사과 사진은 그저 빨간색 픽셀 덩어리였다. 하지만 지금의 AI(Computer Vision)에게 사과 사진은 ‘과일’, ‘빨간색’, ‘둥근 모양’, ‘음식’이라는 문맥(Context)을 가진 정보이다.

AI 기술의 핵심인 ‘멀티모달(Multimodal)’ 모델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보고 이해한다. 이때 AI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방대한 양의 고품질 사진 데이터이다. 즉, 사진은 AI가 세상을 인식하도록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 원료가 되었다.

( 어쩌면, 고대 인류가 동굴 속 벽화에 '그림'의 형태를 그려 넣은 것은 복잡한 체계의 글보다 정보의 구체성을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였는지도 모르겠다.)


2. 사진 데이터가 세상을 바꾸는 3가지 방식 (현장 사례)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사진 데이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① 생성형 AI의 창작 소스 (Adobe Firefly, Midjourney): 우리가 텍스트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는 AI들은 수억 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대표적으로 어도비(Adobe)는 자사 스톡 이미지 서비스인 ‘어도비 스톡’의 방대한 고해상도 사진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학습시켜 ‘파이어플라이(Firefly)’라는 AI를 만들었다. 이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깨끗한 사진 데이터가 얼마나 강력한 AI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② 자율주행의 눈 (Tesla, Waymo): 자율주행차는 도로 위의 상황을 ‘사진’의 연속인 비디오로 인식한다. 테슬라(Tesla)는 전 세계에 돌아다니는 차량의 카메라를 통해 도로 표지판, 보행자, 장애물 사진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한다. 이 사진들이 모여 AI 운전자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


③ 의료 진단의 혁신 (Lunit, Vuno): 의료 AI 기업인 루닛(Lunit)은 엑스레이나 MRI 사진 데이터를 학습한다. 의사의 눈으로는 놓칠 수 있는 미세한 암 조직을 AI가 사진 판독을 통해 찾아낸다. 여기서 사진은 말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데이터가 된다.


3. 나의 일상 사진은 어떻게 쓰일까? (개인화 서비스 사례)


여러분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들도 AI 서비스의 고도화에 쓰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 포토(Google Photos)’와 최근의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SZVya-e3CI


여러분이 별도로 정리하지 않아도 갤러리 앱이 자동으로 "작년 여름, 부산 여행", "맛있는 음식"이라는 제목으로 앨범을 만들어주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는 AI가 여러분의 사진 속 객체(바다, 음식, 얼굴)와 메타데이터(날짜, 위치)를 분석해 맥락(Context)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 인텔리전스는 기기 내 사진 정보를 바탕으로 "내 딸이 춤추는 영상 찾아줘" 같은 자연어 명령을 수행하며, 개인 비서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4. 어떤 사진이 ‘돈’이 되는가? (품질과 가치)


"아무 사진이나 돈이 되나요?"라고 묻는다면, 기획자로서의 답변은 "No"이다. AI 학습용 데이터 시장에서는 ‘희소성’과 ‘명확성’이 가치를 결정한다.


Low Value: 흔한 풍경, 초점이 흔들린 사진, 저해상도 사진. (이미 AI가 너무 많이 학습했다.)

High Value: 고해상도(4K 이상), 특정 직업군의 작업 현장, 희귀한 동식물, 한국적인 특색이 뚜렷한 골목길, 초상권 활용 동의가 된 인물 사진.


AI는 이제 일반적인 고양이 사진보다,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고양이의 선명한 사진’이나 ‘복잡한 산업 현장의 안전 장비 착용 모습’ 같은 특수하고 디테일한 데이터를 원한다.


https://www.news1.kr/industry/sb-founded/5238688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6856


5. 지금 당장 사진으로 수익화하는 방법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여러분의 사진을 수익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들이 존재한다.


스톡 이미지 플랫폼 기여 (Shutterstock, Adobe Stock): 여러분이 찍은 고품질 사진을 셔터스톡이나 어도비 스톡에 올리면, 이 사진들이 AI 학습 데이터로 판매되거나 라이선스 될 때마다 수익(로열티)이 발생한다. 실제로 셔터스톡은 '데이터 라이선싱' 모델을 통해 AI 기업들에게 이미지를 제공하고, 사진 원작자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기여자 펀드’를 운영 중이다.


데이터 라벨링 미션 (Crowdworks, AIworks): AI 학습을 위해 특정 사진(예: 횡단보도 사진 100장, 영수증 사진 등)을 찍어 올리는 미션을 수행하고 현금을 받는 방식이다. 이는 가장 직접적으로 사진 데이터를 노동력과 교환하여 돈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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