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재능(才能)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나다운 재능(在能)

by 박샤넬로


2021년의 희망찬 새해가 떠오르고 어느덧 1월의 마지막 문턱에서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면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였던 것 같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마냥 우울하게 지낼 수는 없었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배우고 익히고 도전하려고 하였던 1월 한 달이었던 것 같다.

문득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파일.

예전에 모 공모전에 제출하였다가 가차 없이 떨어졌던 어설프지만 진심을 다해서 적어놓았던 글이 적힌 파일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 글을 마냥 파일 한구석에 담아두기에는 아까워 추억을 되짚어볼 겸 브런치에 올리는 바이다.





나는 늘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마술을 배우고 싶어 마술을 배운 적이 있으며 때론 드럼이 치고 싶어 드럼을 배웠으며, 어느 날은 TV에 나온 이세돌 프로가 멋있어서 바둑을 배우고 싶어 바둑을 배운 적이 있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현재 나는 유명한 마술사도 아니고 무대 위 멋진 드러머가 된 것도 아니며 이세돌 프로처럼 프로 바둑기사가 된 것도 아니다.


흔히 말하자면, 한 것은 많은데 깊게 할 줄은 모르고 어느 정도만 할 줄 아는 배운 분야에 있어서 깊이가 없다고 느껴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 중 한 명이다.

그렇다고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도 정말 열심히 하고 싶었다. 그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데, 항상 그랬다. 도전했던 분야에 있어서 어느 정도 고비와 심화 과정이 다가오면 지레 포기하고 어느 순간 내 시선은 또 다른 도전 그리고 배움에 목말랐다.

그런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어른들이 내게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항상 모든 일에 끝맺음이 없고 이거 했다가 그만두고 저거 했다가...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니?” 솔직히 맞는 말이다. 정말 정확한 말이다. 나는 도전은 많이 하지만 끝맺음을 잘 만들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항상 이런 나는 쓸모없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갑자기 떠난 여행에서 나는 내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하였다. 2016년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 대학교 3학년,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1년을 오로지 쉬기 위해 휴학을 결심한 뒤, 전국을 기차여행을 통해 돌아다녀보기로 하였다. 정말 무모했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지금이 아니면 이런 무모한 도전을 못 할 것 같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섰다. 전국을 기차여행을 하며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그 여행이 끝날 무렵. 정말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술을 배울 때 배운 주변을 즐겁게 해주는 ‘위트’는 여행 중 만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으며, 드럼 할 때 배운 ‘박자감’은 여행에서 만나 함께 했던 일행과 헤어지기 전 마지막 저녁 식사와 함께 근사한 노래를 선물할 때, 독특한 나만의 ‘박자감’을 젓가락 두 개로 표현하며 또 다른 웃음을 주었으며, 바둑을 배울 때 배운 ‘인내심’은 여행 중 포기하고 싶은 내 마음 다잡을 수 있었다. 한 가지를 깊게 파고들지 못하고 여기저기 호기심만 많아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배워본 나는 흔한 말로 ‘잡지식’과 ‘경험’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누구는 이런 것들이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성’이 없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어떻게 보면 나만의 핵심 코어, 핵심 필살기가 없다고 생각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상 비관적으로 생각했던 나는 이 여행을 마친 4년 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전문성’이 없지만 ‘도전정신’이 누구보다도 뛰어났으며, 도전하였기에 그 일이 나에게 쉽거나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그 배움을 통해 ‘배경 지식’의 확장이 가능하였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요즘도 도전했다가 깊게 못 파고 포기하고 또 다른 것에 도전해보고 포기하거나 좌절해보기도 한다. 한 가지 정말 신기한 사실이 있다. 나는 정말 많이 도전하고 실패도 해보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여전히 전문성이 없게 보이는 행동을 여전히 하고 있는데, 내가 보는 세상은 주변 친구들과 조금씩 달라졌으며, 종종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 부럽다는 소리도 듣는다. 더불어 매번 실패하고 넘어지고 일어서는 내가 안쓰러운지 소소하게 도와주는 분들도 한분 두 분 생기기 시작하였고 때론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가져다주시는 감사한 분들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성공의 기준은 꼭 ‘돈’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 걸음 나아감’이라고 생각한다. 실패하든 포기하든 오늘 한 걸음 나아갔다는 것이 중한 것이 아닐까?


타고난 재능(才能)이 없어 여러 가지 시도하고 실패하고 배우고 때론 원망도 해보자.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라는 재능(在能)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도전해보고 실패도 해보며 나라는 발자국을 하나씩 남겨보는 것이 어떨까?



[어설프지만 정말 진심을 다해 적었던 글을 발췌해보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