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성급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정부지원사업 또는 벤처투자를 받으면 초기 창업자들은 빠르게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만약 혼자서 시작하는 경우라면 디자인, 개발부터 세무까지 받은 투자금과 정부지원금을 몽땅 외부업체에 주고 진행해서 어떻게든 그들이 제시한 데드라인에 맞춰서 완성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한다.
그런데, 잠깐!! 대표님 혹시 간단한 소비자 테스트는 진행해보셨나요?!
많은 초기 창업자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투자를 받기 전에 충분한 소비자 검증을 거치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추측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물론, 체계적이고 희망적인 PPT 구성과 열정을 다할 듯한 IR 발표로 어떻게 투자까지 진행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소비자 검증을 하지 않고 내 아이템을 시장에 출시한 순간, 나의 아이템은 시장에서 관심조차 못 받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나는 이점이 문제점이라고 생각하여 출시하였고 폭발적인 소비자 전환이 일어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이러면 수익구조 모델이 안 나올 수도 있겠는데....'
초기 창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속으로 생각해볼 내용들이다. 흔히 게임이 정식 출시되기 전에 소비자들에게 데모 버전을 출시한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데모 버전을 사용하고 다양한 코멘트를 전달한다. 이를 토대로 업데이트되어 정식버전이 출시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로 전환되는 효과를 얻는다.
초기 창업자들에게 이 데모 버전을 만드는 것조차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 말 그대로 창업현장에서는 MVP(최소 핵심 기능이 작동하는 단계의 산출물)를 요구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정말 대충 만들어서도 안되며 자신의 아이템이 추구하고 진행하려는 핵심적인 기능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술적 디자인적 개발 기술이 있는 창업자에게는 조금 쉬운 이야기지만 흔히 기획력만 좋은 초기 창업자에게는 이것도 돈이 들고 저것도 돈이 든다. 그래서 쉽게 넘겨버리고 바로 최종 제품으로 도달하려고 한다. 물론, 정부지원사업을 받는 초기 창업자들에게는 MVP를 만드는 것이 이제는 필수 과제로 주어지고 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예전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디자인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너무 부족하였다. 그런데 거기서 주저할 수는 없었다. 컴퓨터 그림판을 열고 대충 전체적인 구동 프로세스를 그려서 PPT 슬라이드로 적용시켜 외주 개발사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
외주 개발사는 당연히 처음 본 구성 프레임에 당황하였다. 그리고 내 상황을 설명하였다.
조금 쪽팔렸지만 이빨이 없으니 잇몸으로도 싶어야 할 상황이었다. 다행히 외주 개발사에서 나의 사정과 열정을 이해해주셔서 최종 서비스와 비슷하게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템을 가지고 대학교 수업에 만나는 모든 수업생들에게 보여주었다. 내 제품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친한 후배에게는 일정 정도 할당량을 부탁하였다. 물론 그 과업을 실행해준 후배에게는 밥을 사주었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대학교 공강 시간에는 대학교내의 불특정 다수에게 검증받기 위해 설문지를 만들어 검증을 해보았다. 참여가 저조할 때는 사탕을 사기도 하였으며 심지어 샤오미 배터리 3개 정도를 경품으로 걸어 제공하기도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느낀 것은 내가 생각하는 아이템의 필요성과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필요성의 차이점이 크다는 것이었고 나에게는 특별한 아이템이 현재 소비자들에게는 굳이 정말 필요해서 구매하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조사하고 소비자 검증을 받으면서 내심 내 아이템을 인정해주고 좋아해 주길 바랬던 마음이 너무 철없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냉혹한 창업 현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초기 창업자에게는 돈도 시간도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딱 200명만 표본 집단으로 설정하여 MVP검증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곳에서 150명 정도가 당신의 사업 아이템이 세상에 나오기를 기대한다면 정말 좋은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고 100명 이하가 그저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지금이 당신의 아이템을 피봇 할 때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마케팅 수업, 비즈스관련 수업에서 항상 중요하게 강조하였던 말은 '고객'이다. 당시 그저 학생으로 수업을 들었을 때는 그 '고객'이 대단한 존재인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고객에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하는 창업자의 입장에 섰을 때의 '고객'은 나에게 절대적이며 정말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결국 고객이 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돈을 지불하고 고객을 통해 내 아이템이 성장하고 발전하며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창업을 처음 도전하였을 때, 크게 실패하였던 것은 사업 아이템 속에 '나'는 존재하였지만 '고객'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 아니라 창업자 에게느 자나 깨나 고객 조심이다.
베타 테스팅 또는 MVP단계가 귀찮고 굳이 필요할까?!라고 생각하는 창업자라면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여기서 그냥 포기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안 잃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