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아무 생각이 없을 수도 있겠다_너무 의미 부여하지 말자!
항상 어렸을 때부터 원초적인 궁금증이 하나 있었다.
"고양이는 과연 무슨 생각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갑자기 뜬금없는 말로 들릴 수 도 있는데, 나는 정말 궁금하였다. 때로는 까칠하게 때로는 상냥하게 때로는 시크하게 우린 고양이들을 길에서도 위와 같은 시선들을 느낄 수 있으며, 만약 여러분들이 고양이 집사라면 더욱더 그런 시선들을 많이 느낄 것이다.
어쩌면, 고양이는 별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어쩌면 생각과 잡념이 많은 인간의 시선에서 그들을 단정 짓고 보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궁금하다. 과연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고 또 '생각'이라는 것을 할까?
(여기서 '생각'은 흔히 인간이 말하는 고차원적인 사고를 말한다.)
이건 내가 고양이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 중 하나일 것이다.
고양이랑 인간의 언어가 하나여서 말이 통한다면 물어라도 보고 싶지만, 가끔 길을 가다가 상냥하게 다가오는 고양이들에게 "근데 너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니?"라고 무심코 툭 던지면 그들은 자기의 머리를 내게 들이대며 "야옹~"할 뿐이다.
이집트에서 고양이는 '신의 대변자, 저승의 문지기'와 같이 고귀한 존재라고 하는데, 혹시 천사가 고양이의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다소 엉뚱하지만 무섭기까지 한 몽상을 종종 해보곤 한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누군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궁금함을 가지는 인간의 본성과 비슷하게 나와 다른 존재는 나를 친구로 생각하는지 포식자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것도 초월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지에 대한 말로 설명하기 조금 애매한 한 번쯤 누구나 가져볼 수 있을 법한 궁금함....
고양이 집사분들은 잘 알고 있을까? 물론 교감은 하지만 그들의 심오한?! 내면의 세계는 알 도리가 없다.
오늘도 글을 쓰고 휴식 겸 집 앞 강변을 산책을 하곤 하면, 길고양이들이 풀숲이나 나무 사이에 숨어 나를 빤히 쳐다보곤 한다. 그럼 나도 잠시 걸음을 멈춰 자세를 낮춰 그들을 지긋히 바라본다.
때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 자리를 황급히 도망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하나 같이 공통점은 고양이는 늘 항시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너무 고양이의 삶에 간섭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도 누군가 내 인생에 훈수를 두면 엄청 화가 나지 않는가? 고양이가 무슨 생각을 하든 고양이도 그저 우리라는 존재가 낯설고 궁금할 뿐이다.
인간의 궁금증의 긍정적인 부분은 인류의 발전과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지나친 내 위주의 호기심과 궁금증은 관계를 파괴시키고 생태계를 무분별하게 흔들어놓았다는 사실만 우리 인간들은 고양이에 대한 지나친 궁금함에서 인사이트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의 일상에서의 인사이트]
나: 고양이 선생, 덕분에 오늘도 인생의 진리를 한수 배웠습니다.
고양이 왈: 또 귀찮게 하네 인간, 언제까지 쳐다볼래? 냥냥 펀치 날리기 전에 사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