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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곳에 있나요?
그럼 차 한잔하러갈게요

내가 카페에서 글을 쓰는 이유

by 박샤넬로


나는 늘 글을 쓸 때면 근처 동네 카페에 들리곤 한다.

분위기 환기도 있지만, 동네 카페는 글을 쓰기에 도움을 주는 또 다른 인사이트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하루하루 다른 카페의 분위기가 나를 반겨주며 그 속을 알 수 없는 날씨가 만들어 내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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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을 때, 들리는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때로는 내가 놓치고 있는 인사이트를 상기시켜주기도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이야기를 문자로 풀어낸다는 것이며, 이야기는 곧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나는 그래서 습관적으로 노트북을 가지고 근처 분위기 좋은 동네 카페에 자주 간다. 커피를 마신다기보다는 그 분위기를 마시며 느끼며 그곳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이야기들을 글을 쓰면서 살며시 듣는다.


그 이야기는 사랑이야기일 수도 있으며 걱정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우울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무런 의미 없는 이야기의 연속일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배경음악 삼아 글을 써 내려간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일명 카공족(카페에서 노트북 하나로 공부를 진행하는 사람들)들의 무리들 속에 함께 뒤섞여 글을 쓰다가 주위 풍경을 한 번 보고 다시 글을 쓰고 차 한번 마시고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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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사람에게 사람은 곧 글의 영감이고 반드시 경험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면에서 카페는 우리처럼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도 한 자 한 자 글을 써 내려가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을 쳐다보곤 한다. 각자의 이야기 속에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각자의 스토리의 주인공들이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매번 느낀다.


때론 글을 쓰다가 우연히 들리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쓰던 글을 멈추고 경청을 해본 적도 있다.

어느 드라마보다 재미있기도 하였고 또 어느 영화보다도 슬프고도 흔히 막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있다. 그리고는 다시 나는 글을 쓴다. 딱 거기까지가 나의 선인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관여하고 더 궁금해하며 평가를 시작할 때 나는 더 이상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남의 인생에 참견과 편견을 던지는 오지랖 넓은 사람밖에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이 남긴 이야기 속에 감정의 글감을 찾아내는 연습을 오늘도 나는 카페에서 글을 써 내려가며 진행한다. 내가 쓰는 대부분의 글들이 그렇게 탄생하였다. 그래서 나는 카페를 좋아하고 카페를 즐겨 찾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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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넘게 사용한 허름한 가죽 가방 속에 노트북과 책 한 권 그리고 노트를 챙겨 넣고 오늘도 근처 분위기 좋은 동네 카페를 물색하여 찾아 나선다.


혹시 모를 또 다른 영감의 뮤즈 그리고 인연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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