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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샤넬로 Mar 26. 2021

철없을 적 내기억 속에비행기타고 가요.

파란하늘 위로훨훨 날아가겠죠



먼 옛날부터 우리 인류는 탐험하고 떠나기를 좋아하였다. 

어느 순간 정주생활을 한 후로 그 빈도는 점차 줄어들었지만, 그 안락함 속에서도 우리는 그 나름대로 탐험과 떠남을 반복하였고 우리는 이제 그런 행동을 '여행'이라고 규정짓고 부르게 되었다. 

인간은 끊임없이 여행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살아있는 이 순간도 '여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린 우리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이란 별거 없다 대문 현관을 나서는 순간부터 여행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집에서부터 다른 공간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의 시작점이 또 다른 여행의 작은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여행점이 확대되어 배낭을 메고 해외로 나가거나 우리 집으로부터 먼 곳으로 긴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통상적인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인류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도 코로나 19가 오기 전까지 누구보다도 여행을 좋아하고 떠나기 좋아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는 인간의 근본적인 여행이라는 시계를 강제로 멈춰버리고 하고 있다.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야 썩지 않듯 사람도 여행을 통해 새로운 환경과 내적 환기가 필요한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현실의 연속성에 우린 '우울증'이라는 썩은 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나 또한, 여행 다니는 것을 무척 좋아하였다. 마치 역마살이라도 있다는 듯이, 시도 때도 없이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한해 목표를 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설정하기까지 하였다.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찾아온 지 1년 하고 3달이 지나고 있는 시점, 해외여행은 떠나지 못하지만 나는 종종 내가 사는 지역을 새롭게 보는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노트북 한대를 품에 앉고 지역 로컬 카페로 여행을 다닌다. 때로는 그곳에서 이탈리아를 느낄 수 도 있으며 파리를 체험할 수 있고 동유럽의 냄새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들리게 된 어느 카페에서 신기한 현상을 보았다. 사람들이 모두 벽을 보면서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 밖에서 본 조금 이질적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그곳에서 따뜻한 카페라테 한잔을 시켜먹으며 살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는 이내 그들이 일제히 무엇을 향해 시선들을 고정시켰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전 세계 여행 동영상이었다. 사람들은 2D 화면에 비치는 서유럽, 동유럽의 풍경을 보면서 차를 마시고 있었고 심지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같이 하는 말들


"아, 19년 때 내가 코스타리카인가 갔는데..."

"그때 유럽에서 너랑 나랑 사진 찍은 거 기억나나?!"

"자기야, 우리 또 언제 해외여행 갈까?"

"아빠 저기가 어디야? 우리 갔던 데어?!"


사람들은 저마다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떠남 그 자체 그리고 다른 세계로의 떠남 '여행'을 많이 갈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카페라테 한 모금을 마시며 그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언제나 오늘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미소...

계속 보고 있으니 아련하고 뭉클하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그리워졌다. 그때 그 시간, 순간들이...

그리고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 휴대폰을 울리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여행사 취업을 꿈꾸던 중학교 친구는 자랑스럽게도 대기업 여행사에 취업하여 내게 자랑하곤 하였는데, 어제 그 친구는 6년간 다닌 회사를 떠난다고 새 출발을 응원해달라는 내용이 이었다.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수고했고 밥 한 끼 먹자는 말로 갈음하였다. 


다시 카페라테 한 모금을 들이키며 생각하였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여행'이 사라졌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내일'이 사라졌다. 


'있을 때, 잘해'라는 의미를 우리는 늘 그 존재가 없어지고 깨닫듯이, 당연히 내일과 같지 않겠어?!라는 우리들의 안일한 희망사항들이 때로는 우리를 더 절망과 좌절로 이끌어 간다는 것을 코로나 19가 우리 인류에게 알려주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카페라테를 반모 금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카페의 공기와 분위기는 좋았지만,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는 현실의 잔인함에 지치기 전에 다른 곳으로 도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들 언제가 여권을 들고 희망과 설렘을 가지고 해외여행 첫 비행기를 두려움 없이 타는 그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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