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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샤넬로 Apr 24. 2021

나는 카카오가 무섭다

카카오는 도대체 어떤 세계를 꿈꾸고 있는가?


2000년대 초반 네이버, 다음, 야후의 포털 전쟁이 크게 한차례 지나간 이후, 2010년 초가을 어느 날, 나는 여전히 데이터가 모자라 친구들에게 데이터(알) 공유를 요청하고 다녔다. 그런데, 한 친구가 내 어깨를 툭툭 치더니

한 어플을 보여주었다. 노란색 바탕에 갈색 말풍선에 'Talk'이라고 되어 있는 한 어플.

나는 망설임 없이 바로 물어보았다. 


"야, 이건 뭔데?! 무슨 게임 같은 어플이냐?"

"아니, 카카오톡이라고 무료로 채팅 가능하데, 나도 어제 다운로드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나도 반신반의하면서 사용하고 있는데, 한번 깔아봐라"

"뭐? 카카오? 뭐?"

"카카오톡!!"


그리고 11년 후 인 지금 카카오톡은 어느새 재계 서열 10위안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네 카라 쿠 배(네이버, 카카오톡, 쿠팡, 배달의 민족 IT업계의 4대 천황 리스트)'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카카오는 우리의 생활 곳곳을 파고 들어오고 있다.

 


그럼 카카오는 어떻게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IT업계는 더불어 기존의 기업환경을 선점할 수 있었을까? 내가 본 관점은 3가지로 압축하여 풀어낼 수 있다. 




첫 번째, 카카오톡은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커뮤니케이션을 선점하였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누군가와 교류하고 관계를 맺고 소통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 그곳에 제한적이고 장애가 되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해결하고 소통과 관계를 이어가려 하고 있으며, 이제는 범지구적을 넘어 우주로 그 시선이 나아가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정말 단순하지만, 카카오톡은 필수적인 커뮤니케이션 툴 시비스로 시장에 첫인사를 하였고 그것이 먹혔다는 것이다. 기존 거대 3대 통신사 아래에 제공되고 효율적이지 못한 문자 데이터 구조를 와이파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문자 무료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면서 소비자들은 놀라면서도 쉽게 카카오톡의 팬이 되었다. 즉, 기존의 문자 데이터 구조에서 카카오톡이 프랑스처럼 독립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금융의 길목을 선점해라. 

카카오톡이 의사소통 수단의 길목에서 소비자들을 흡수하였다면, 그다음에는 당연히 '경제'적 부분일 것이다. 상점에서 상인과 구매자가 의사소통을 한다는 최종적인 목푯값은 '구매'이다. 그리고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라는 지불수단의 길목에서 소비자를 또 한 번 흡수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카카오톡에서 이탈하지  않고 바로 카카오페이로 연결되는 연결구조를 완성시킴으로 한번 카카오톡에 들어온 사용자들은 쉽게 이탈하지 못하고 일명 카카오 월드에 발을 묶어버리는 것이다. 

의사소통에 이어 인간은 구매를 한다는 프로세스를 카카오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처음부터 카드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였다면, 다소 기존의 카드사와 금융권에서의 반발과 소비자들이 그렇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카카오는 커뮤니케이션에서의 편리한 서비스로 고객만족 가치를 실현하였기 때문에, 일정 카카오 팬들이 카카오가 금융의 길목에 서는데 도움을 주웠다. 


세 번째, 미래시장 카카오프렌즈로 어린이 시장을 공략하자.

시대는 늘 그렇듯 흘러가고 다음 세대로 그 바통이 커져간다는 것을 우린 인류 역사를 공부하면서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카카오톡은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카카오프렌즈'를 만들어 어린이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친근하고 다가가기 쉬운 캐릭터 선점 접근방법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쉽게 그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고 또 다른 팬층을 결성하게 하였다. 이제는 카카오프렌즈가 안 들어간 물품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카카오의 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연히, 어릴 적 가진 좋은 구매의 추억 그리고 기억들을 그대로 다음 자식 세대에게도 전달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DNA를 전달해주는 것이 아닌 구매 습관의 DNA를 전달해주는 것과도 같다고 본다. 


그리고 번외적으로 카카오는 '인재'의 가능성에 많은 투자를 한다. 

모든 기업이 인재에 투자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카카오는 그 형태가 조금 다르다. 

공채라는 개념을 먼저 깨부수고 수시채용 제도를 이미 5년 전부터 도입하였으며, 관련 부서의 업무환경을 수시로 노출되어 있을 직군인 카카오 어시스턴트, 카카오 STAFF 직군을 만들어 간접적으로도 카카오의 방향성과 카카오의 핵심가치를 노출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구직자로 하여금 카카오라는 큰 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과 더불어 감사함을 가지게 해 줄 것이며, 이는 소비자가 아닌 핵심인재자원으로서 카카오에게 다양한 인사이트를 가져다주는 새로운 채널을 가지는 것이다. 


최근 카카오가 급격히 성장하다 보니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뉴스에 보도에 송출되는 것을 보았지만, 나는 그것을 그렇게 나쁘게 보지 않는다. 결국 카카오도 이제는 기존 대기업 환경을 재편해나가면서 새로운 형태의 대기업 그리고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는 많은 성장통 중에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렇게 카카오톡을 욕하고 싫어하더라도, 당장에 메시지 수단을 대부분 카카오톡을 사용하며 카카오 택시를 불러 원하는 곳을 가며, 지갑을 들고 오지 않은 날에는 휴대폰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한다. 그리고 딸아이의 생일 선물로 카카오프렌즈 인형을 선물해주며, 그 생일 케이크는 딸아이가 좋아하는 카카오프렌즈 아이스크림 케이크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카카오가 무섭다. 카카오는 도대체 어떤 세상을 구축하고 싶은 것 일까? 

우린 테슬라의 도전을 동경하고 무서워하지만 정작 더 무서운 것은 카카오라고 말하고 싶다.



오랜만에 집에서 글을 쓰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라이언이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인지하였다. 

혹시... 라인언 너도?!

그러나 오늘도 라이언은 딱히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고 나를 지긋이 바라볼 뿐이다. 

마치, 아직 그들이 계획한 세상은 도래하지 않아 기다리는 것과 같은 표정으로 말이다.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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