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

by Infj



3월 둘째 주가 지날 즈음. 차가웠던 겨울바람은 피어나는 노란빛 개나리를 보고 물러나 주었고, 따스한 햇살과 더불어 건조하고 선선한 공기가 살랑이고 있었다.


그날 처음 만난 이후, 영과 D는 연락을 시작했다. 설레는 봄 날씨와 함께 간지러움을 탄 걸까. 아니면 신학기 담당 큐피드라도 있는 걸까. D도 영에게 호감이 있는 듯 연락이 잘 되었고, 영은 그게 만족스러웠다.


각자 다른 과였지만, 둘은 공강 시간, 저녁시간에 오며 가며 꽤나 자주 만났다. 과팅을 했던 영의 친구들과 D의 친구들 모두 친해졌는데, 다들 죽이 잘 맞아 수업 외의 시간엔 종종 같이 어울려 놀곤 했다.



3월 셋째 주가 지날 즈음. 나른한 햇살이 부담스럽지 않게 바닥에 내려앉은 따스한 날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강의실은 밀폐된 세미나실이라 햇살이 전혀 들지 않았지만.


'언제 끝난다... 하아'

'곧 끝나잖아ㅎㅎ 기다려봐.'

'저녁 뭐 먹을까?'

'그 맥주공장 앞에 새로 라멘집 생겼더라. 거기 가보자'


토독토독.. 교수님 눈을 피해 재빠르게 메신저를 입력하며 영은 어김없이 재미없는 인문학 교양 수업이 빨리 끝나길 바랐다. 교복을 입고 급식을 먹던 고등학생 티는 제법 사라졌지만 대학생이 되어도 수업은 재미없긴 매한가지였다.


영과 D는 이제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누가 먼저 보자 하는 것 없이 자연스레 보는 사이가 되었다. 영은 그게 싫지 않았고, D 역시 영과 보내는 시간이 편안해 보였다.


그렇게 처음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D와 영은 공식적으로 커플이 되어 만나기 시작했다. 영이 반했던 그의 반듯하고 선한 검은 동공만큼. D는 참 좋은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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