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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ya Apr 20. 2022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인생은 네가 본 영화와는 달라. 인생이 훨씬 힘들지"


"이 지긋지긋한 여름은 언제 끝나지? 영화라면 벌써 끝났을 텐데. 따분한 여름은 금방 사라지고 곧바로 시원하게 비가 내리는 장면으로! 정말 완벽할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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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여름날이 영화의 장면이 바뀌듯 시원한 비가 내리는 날로 바뀌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지긋지긋하고 따분함의 연속이다. 지우고 싶은 기억을 필름 잘라내듯 잘라낼 수도, 보고 싶은 장면을 다시 돌려볼 수도 없다. 


우리의 삶은 영화와 닮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와 함께 살아갈 수는 있다.


영화 안에서 영화는 많은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에 모여 기뻐하고, 분노하고, 혐오하고, 사랑한다. 영화관을 넘어 사람들은 ‘광장’에 모여 함께 열광한다. ‘영사실’에서 만난 어른과 아이는 우정을 쌓고, ‘영사기’는 누군가의 현실이자 누군가의 꿈이기도 하다. 누구는 ‘필름’을 잘라 사랑의 모습을 조작하고, 누구는 배제된 장면을 모아 사랑을 배우기도 한다.


삶이 ‘영화’처럼 보일 수는 없어도, 영화와 함께 살아갈 수는 있는 것이다.


우리는 따분한 삶을 곧바로 다른 장면으로 바꿀 수는 없어도, 여름이 지나가고 시원한 비가 내리는 날이 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문화에서 빌려올 수 있다. 그것이 문화의 힘이자 우리가 문화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다.






<시네마 천국 -쥬세페 토르나토레> 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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