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나 Aug 10. 2015

[베를린]베를린. 딱딱함과 말랑함 사이

이상하게 알아볼수록 설레이는 곳


#감흥도 기억도 없던 딱딱한 도시


2010년 대학원 때 스터디 트립으로 가보았던 배를린.

다신 이곳에 여행으로 올 일은 없겠다라고 느낀 이유는 그냥 내 눈에는 특색없는 도시였기 때문이다. 독일은 여행보다는 살기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아기자기한 로맨틱 가도의 도시만 보다가 베를린의 회색빛 건물들을 보다보면 딱딱한 느낌이 더 강했다. 더불어 옛날 동독이라는 편견도 작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필 내가 깄을 때 2월이다보니 날카로운 추위에 일정도 내 마음대로 짜지 못했던 여행인지라 정말 아무런 감동도 관심도 생기지 않았었다. 하물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앞의 그 유명한 키스 벽화를 보러 갔음에도 피곤 하다는 이유로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잠을 자기도 했다. 여전히 그 장벽은 별로 가고 싶진 않지만...

그랬던 베를린에 열흘 간 휴가를 가게 되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게 되어 100%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오래간만의 유럽 여행이라 그저 한 도시에서 카페나 가서 책이나 읽고 아침에 조깅이나 하며 현지인 코스프레나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베를린 60명의 예술가 X 60개의 공간 +어느날 문득 Berlin - 이주원 저


위의 책들을 읽으며 알면 알수록 검색하면 할수록 자꾸 빠져들고 설레게 한다. 핫한 베를리너의 스타일 뿐만 아니라 음습함 속에 자리잡은 아티스트들의 기운으로 스타일리쉬한 카페, 갤러리, 소품샵~ 엣지있는 서점들이 범람하는 도시였다.

뭔가 지적이면서도 난잡한 도시인 듯한.
이 도시를 더 알고 싶어 세 가지를 하고 있다.

#할로베를린 팟캐스트 듣기


사실 오늘에서야 발견한 팟캐스트인데~ 독일에 거주 중인 리외님 니나님이 직접 경험하며 곳곳의 느낌들을 전해주고 있다.


박물관부터 갤러리까지 볼 곳이 너무 많아 생생한 경험담 혹은 추천을 받고 싶어 듣게 되었는데 뭔가 같이 수다떠는 기분이 들어서 꽤 재밌는 것 같다. 처음 베를린에서 이상하게 계속 인상 깊었던 것이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었는데 첫 회에 소개된 유대인 기념관 역시 들을수록 가보고 싶은 공간이 되었다.


https://itunes.apple.com/us/podcast/hallo!-beleullin/id989636335?mt=2


#베를린스타그래머 팔로잉


이제 네이버 블로그 검색 대신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검색이 더 정답인 시대
오늘도 인스타그램에서 꽤나 유익한 계정 몇개를 발견했다.

@FINDINGBERLIN

@Berlinfoodstories

이 곳에서 찾게 된 #WderImbiss #Markthalleneun는 꼭 가보려고 한다. 볼 때마다 신나고 설레는 맛집 탐색~

#독일 작가의 차가운 책 한 권


정말 한 달동안 책상에서 방치되었다가 다시 집은 독일 현대 작가 잉고 슐체의 아담과 에블린


동독과 서독이 나뉘어진 시대에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아담과 에블린의 이야기이다. 그 안에 각기 다른 관념을 지지하는 남녀의 의 차이도 알 수 있다는 소설이라는데, 난 이제서야 아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에블린이 소위 "빡"이 돌아 여행을 떠나고 이를 쫓는 아담의 짜친 장면까지 보았다.


#의외로 말랑한 도시


참 의외다.기대 한 톨 없던 도시였는데 자꾸 찾다보니 읽다보니 애정이 생겨 심지어 이젠 살아보고픈 도시까지 되었다. 너무 많은 기대로 실망이 클까 걱정이 되지도 않는다. 갈 데도 많고 살 데도 많고~ 죽 치고 앉아있을 곳도 많고 있는 그대로 느낌이 줄줄 흐르는 도시. 정말 그 도시에서 어떤 것들을 겪게 될지 어떤 카페에서 커피 맛에 감동할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지 무척 설레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이 모라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