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알아볼수록 설레이는 곳
#감흥도 기억도 없던 딱딱한 도시
2010년 대학원 때 스터디 트립으로 가보았던 배를린.
다신 이곳에 여행으로 올 일은 없겠다라고 느낀 이유는 그냥 내 눈에는 특색없는 도시였기 때문이다. 독일은 여행보다는 살기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아기자기한 로맨틱 가도의 도시만 보다가 베를린의 회색빛 건물들을 보다보면 딱딱한 느낌이 더 강했다. 더불어 옛날 동독이라는 편견도 작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필 내가 깄을 때 2월이다보니 날카로운 추위에 일정도 내 마음대로 짜지 못했던 여행인지라 정말 아무런 감동도 관심도 생기지 않았었다. 하물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앞의 그 유명한 키스 벽화를 보러 갔음에도 피곤 하다는 이유로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잠을 자기도 했다. 여전히 그 장벽은 별로 가고 싶진 않지만...
그랬던 베를린에 열흘 간 휴가를 가게 되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게 되어 100%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오래간만의 유럽 여행이라 그저 한 도시에서 카페나 가서 책이나 읽고 아침에 조깅이나 하며 현지인 코스프레나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위의 책들을 읽으며 알면 알수록 검색하면 할수록 자꾸 빠져들고 설레게 한다. 핫한 베를리너의 스타일 뿐만 아니라 음습함 속에 자리잡은 아티스트들의 기운으로 스타일리쉬한 카페, 갤러리, 소품샵~ 엣지있는 서점들이 범람하는 도시였다.
뭔가 지적이면서도 난잡한 도시인 듯한.
이 도시를 더 알고 싶어 세 가지를 하고 있다.
#할로베를린 팟캐스트 듣기
사실 오늘에서야 발견한 팟캐스트인데~ 독일에 거주 중인 리외님 니나님이 직접 경험하며 곳곳의 느낌들을 전해주고 있다.
박물관부터 갤러리까지 볼 곳이 너무 많아 생생한 경험담 혹은 추천을 받고 싶어 듣게 되었는데 뭔가 같이 수다떠는 기분이 들어서 꽤 재밌는 것 같다. 처음 베를린에서 이상하게 계속 인상 깊었던 것이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었는데 첫 회에 소개된 유대인 기념관 역시 들을수록 가보고 싶은 공간이 되었다.
https://itunes.apple.com/us/podcast/hallo!-beleullin/id989636335?mt=2
#베를린스타그래머 팔로잉
이제 네이버 블로그 검색 대신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검색이 더 정답인 시대
오늘도 인스타그램에서 꽤나 유익한 계정 몇개를 발견했다.
@FINDINGBERLIN
@Berlinfoodstories
이 곳에서 찾게 된 #WderImbiss #Markthalleneun는 꼭 가보려고 한다. 볼 때마다 신나고 설레는 맛집 탐색~
#독일 작가의 차가운 책 한 권
정말 한 달동안 책상에서 방치되었다가 다시 집은 독일 현대 작가 잉고 슐체의 아담과 에블린
동독과 서독이 나뉘어진 시대에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아담과 에블린의 이야기이다. 그 안에 각기 다른 관념을 지지하는 남녀의 의 차이도 알 수 있다는 소설이라는데, 난 이제서야 아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에블린이 소위 "빡"이 돌아 여행을 떠나고 이를 쫓는 아담의 짜친 장면까지 보았다.
#의외로 말랑한 도시
참 의외다.기대 한 톨 없던 도시였는데 자꾸 찾다보니 읽다보니 애정이 생겨 심지어 이젠 살아보고픈 도시까지 되었다. 너무 많은 기대로 실망이 클까 걱정이 되지도 않는다. 갈 데도 많고 살 데도 많고~ 죽 치고 앉아있을 곳도 많고 있는 그대로 느낌이 줄줄 흐르는 도시. 정말 그 도시에서 어떤 것들을 겪게 될지 어떤 카페에서 커피 맛에 감동할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지 무척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