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기] 2.직장인에게 돈모으기란?
돈 모으기보다는 돈 쓰기에 집중한지 어언 7년 여의 시간 동안 내가 가장 기피한 단어는 보험, 노후, 연금이다.
돈 모으는 이유는 여행 자금이었고 그래서 주택청약, 연금 신탁 등의 당장의 깰 수 없는 돈은 나에게 그 언젠가 가입해야할 대상이었고 지금 당장 가입할 대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문득,
이 험하디 험한 에누리 없는 저금리의 시대에서 라이프싸이클도 짧은 내 직업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내가 과연 배 따뜻한 60대, 70대를 보낼 수 있을까란 무서움이 엄습했다.
정신차려야겠다....지금까지 잘 놀았다 (딱히 잘 놀지도 맘껏 쓰지도 못했지만...) 생각하고 사내 재테크 강의를 들었다.
4주 간의 재테크 시간 매주 화요일 점심.
뭔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성적표를 본 느낌, 예를 들면 고3 때 수능 결과와 점수선과 마주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더 늦기 전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재테크 강사였덩 분과 상담을 시작했다.
생각보다는 재밌다. 경제 과외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잘할 수 있을 거란 느낌적인 느낌도 갖게 되었다. 그래 나도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아....상담하면서 내 머리 속에 개념적으로 그리고 실제 통장에 하나의 라인을 만들었다.
돈 모으기 vs 돈 쓰기의 경계선.
이 경계선 사이에서 나는 어느 정도의 돈을 나의 미래의 집과 늙어있을 힘이 없을 나에게 투자하기로 했고 나머지 돈은 신나게 쓰려고 한다. 따뜻한 노후를 보낼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헌데,
사람은 늘 간사하지.
오늘 그냥 얼마 선에서 겨울옷 장만 좀 해야지 해놓고 백화점에 머무른 3시간 만에 돈 모으기 카테고리에 있는 선이 무너졌다 한방에. 따뜻한 노후고 뭐고 당장의 내가 너무 추워서 겨울옷이 좀 필요했다.
하아.. 마음이 착잡하지만 한 면으론 행복하다. 지르는 맛에 돈 버는 것 아니겠소 라며 헛헛한 다른 한 쪽면을 달랜다.
간사한 나는 자주 경계선을 허물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엄격한 내가 나타나 그 경계선을 다른 방향으로 허물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