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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May 26. 2017

꼰대되기 쉬운 세상. 백신은 있는가

꼰대가 되는 갈림길에 서서

꼰대라는 말처럼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인 말이 있을까. 근데 참 아이러니하게 나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잘 생각해보지 않고 자기만의 논리의 패턴에 갇히면, 어느 순간 잔인하게도 나 역시 꼰대로 등극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엊그제부터 핫이슈였던 노룩패스 영상.

자기만의 스웨그에 갇혀 남의 기분 따위 남의 시선 따위 고려하지 않는 그 쿨함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 인터뷰에서도 그게 왜 이상한지도 모를만큼 꼰대가  되신 그 분을 보며 혹시 어느 순간 그게 내 모습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한다. 왜냐하면 알게 모르게 우린 이미 꼰대 기질을 여러 방면에서 습득해왔기 때문이다.


찌라시 나눠주는 아줌마들의 손을 무안하게 하기도 하고, 나보다 좀 못난 것 같으면 바로 마음 속에 하대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조금 어리숙한 사람을 보면 불필요하게 같잖은 충고를 하고....(심지어 나보다 더 인생을 잘 개척하고 판단도 잘하는 사람인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그런 충동을 느끼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


이와중에 그나마 너무나 다행히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쳐야겠다고 마음 먹게된 으르신이 있다. 그 특유의 예의바름으로 낮아지는 마음으로 오히려 존중과 지지를 얻고 있는 이가 요즘 자주 뉴스에 등장한다. 넥타이 푸르고 소탈하게 소통하고 존대하며 하나의 탈권위 문화를 보여주는 것은 꼰대로 점철되는 수많은 직장인과 꼰대 집단을 양산하는 기업 문화를 자각하게 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

그런다고 달라질 것도 없지만.


권위의 우스움이란.

그 비루함이란.

꼰대의 남루하고 우스운 뒷모습이란

 어떤 것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늘 욕하던 대상들이니까.

우리의 힘을 빠지게 하는 장본인들이라 우린 너무나 그 성격을 잘 알고 있다. 보여주기 식, 나만 잘하고 있어 라는 식. 나만 잘 뽐날거야 라는 식.


너무 잘 알아서 무섭다 그렇게 될까봐. 아니 이미 일부 그런 모습일까봐.


다행히도 뉴스를 보며 제동을 걸고 한 번 돌아보게 된다. 나만 고생하고 잘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을 우습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누군가를 무의식적으로 아래로 보는 것은 아닌지, 그걸 나도 모르게 티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는 금요일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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