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만난 녹색기업 by 세계 녹색기업 탐방조사모험 GET
Everyday is Woderful Day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하다.
학교 캠퍼스를 걷다 보면 나처럼 너무 행복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평소 날씨가, 매일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진부하고 피상적인 말인 것 같긴 하지만, 난 이 말이 좋더라.
오늘도 길을 걷다가 날로 색이 예쁘게 물들어가는 나무들을 보며 한 층 더 행복해졌다.
걸으며 스마트폰만 볼게 아니라, 고개를 좀 더 들어보자. 단풍이 들어가고 있다.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고 있다 보니... 이탈리에서 만난 녹색기업, Treedom이 떠오른다. 떠오른 김에 트리덤을 소개해보려 한다.
( 한국에 떠나기 전 만났던 트리플래닛 분들도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좋겠다. 이번 탐방조사에서 세계에 나무를 심는 기업을 몇 곳 보았는데, 그들마다 취하고 있는 전략과 수익모델이 달라서 신기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만나면 해줄 말이 많을 것 같다. )
내가 연재하는 글은 주로 서사적인 '탐방모험기'의 형태가 많을 것이나,
간간히 이렇게 녹색기업만을 소개하는 글도 적어보려 한다.
TREEDOM
트리덤은 고객을 대신하여 나무를 심는 기업으로 2010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되어 현재까지 368,0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세계 녹색기업 탐방조사모험 프로젝트팀 GET은세계에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오고 있는 TREEDOM을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로 방문하였었다.
트리덤(Treedom)의 설립자이자 CEO인 Federico Garcea는 아프리카에 나무를 심는 봉사활동을 갔다가 트리덤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론
1. 사막화가 발생하고 있는 지역에 나무를 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으며,
2. NGO처럼 '돈을 투자한 것'만 알려주는 것이 아닌, 실제로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깨끗한 일상뿐만 아니라, 지역 농부들의 '일상'도 만드는 TREEDOM
20000유로의 펀딩으로 시작한 트리덤은 지난 7년간 나무를 심어서 얻은 수익만으로 성장해왔다. 트리덤의 고객이 심고 싶은 나무와 나라를 선택하면 지역의 농부들이 나무를 심고 기른다. 21,696명의 지역 농부들은 나무 심기 활동을 통해 소득을 얻는다. 또한 그들은 나무의 수확물을 소비하며 더 좋은 공기 질을 누릴 수 있는 등 활동의 주체이자 그로 인한 혜택의 직접적인 대상자이기도 하다. 즉, 지역 농부들과 협력하여 나무를 심는 트리덤은 환경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저소득국가들에게 지속적인 수입원과 사회적 지원을 제공한다.
2중의 CSV와 기업의 수익성
이를 볼 때, TREEDOM은 CSV를 2중으로 하며 성장하는 회사이다. 우선 회사가 돈을 벌 수록, 어딘가에 나무가 심어져 탄소를 묶어두기에 환경에도 좋다. 지역 농부들은 나무에서 본인들의 식량, 판매 가능한 식품을 얻기 때문에 기역 경제에도 되기 때문에, 또 한 번의 CSV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CSV를 하면 돈을 벌까? 돈을 잘 벌 수 있다. 나무를 심기 위해선 1) 나무를 심을 부지, 2) 나무를 심을 인력, 3) 나무를 지속 관리해줄 인력이 필요하다. TREEDOM은 CSV의 모델을 통해 위 세 가지를 모두 해결한다.
1) 나무를 심을 부지
제3 국에는 나무를 심을 곳이 넘쳐난다. 넘쳐나는 땅이지만, 사막화를 막기 위해 나무가 필요한 땅들이다. 하지만 그중에도 나무 심기에 적합한 땅이 있고, 그렇지 않은 땅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속적인 관리가 용이하려면 지리적인 거리와, 오가는 교통까지 고려된 장소여야 한다. TREEDOM이 제3의 지역에 가서 이를 일일이 할 수 있을까? 힘들 것이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비용이 엄청날 것이다.
이런 정보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 그중에 땅을 아는 사람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을까? 지역 농민들의 일상도 지키는 TREEDOM은, 이 점에서 지역 농민들에게 큰 도움을 받는다. 위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해당 장소의 사용권을 얻어내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그 장소의 사용권은 그 지역의 거주민들의 여론에 달려있기 마련인데, 자신들의 일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TREEDOM에게는 당연히 협조적이다.
2, 3) 나무를 심고 관리할 인력
이 역시 지역 농민들이 해결한다. TREEDOM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로 나무를 심고 관리하지만, 그들은 이 일이 또 하나의 수입원이 된다. 게다가 기왕이면 어떤 수종의 나무가 필요한지도 지역 농부들이 직접 결정하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농민들 자신들에게 최적의 나무를 심을 수도 있다. 나무들이 잘 크면 농민들도 향후 수확되는 열매를 즐길 수 있고, 이에 필요한 영양제 등의 물품은 TREEDOM이 지원한다. 지역 농민들이 열심히 안 할 이유가 없다.
현재 트리덤의 고객은 과반수 이상이 기업이다. 기업들은 직원과 고객들에게 나무를 선물하거나 기업의 숲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소비자는 녹색 상품을 구매했다는 만족을 얻을 수 있고 기업은 자신들의 이익 추구 활동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트리덤이 제공하는 키트를 통해 이뤄진다.
트리덤은 개인 고객들의 비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그들은 '나무를 선물로 주고받는 문화'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주고받을 수 있게끔 하지만, 특히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특별한 날에 그에 어울리는 나무를 주고받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 적 받던 크리스마스 카드 안에 트리가 실제로 어딘가에 심어지고, 우리는 이걸 Treedom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 나무에 메시지를 남길 수 있고, 나무 각각의 타임라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나무가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환경 문제 해결이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개인들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기업들이 트리덤을 이용한다.
트리덤에서 심는 나무는 국가별 상황, 현지 문제 등에 따라 바뀐다. 현재는 5개국(네팔, 세네갈, 카메룬, 아이티, 케냐)에 9종류(마카다미아, 망고, 커피, 카카오, 오렌지 등)의나무를 심고 있으며 비용은 9.9달러 ~ 29.9달러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나무를 대신 골라서, 가져가서 심어주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며, 그 모습을 심은 사람에게 전해주는 노력에 비하면 오히려 저렴하다는 생각도 든다.
트리덤의 소비자는 자신이 심은 나무의 사진과 정보를 온라인 페이지에서 받아볼 수 있고, 나무가 충분히 자라면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까지 알 수 있다. 나무가 지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투자가 낳은 환경의 긍정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가 트리덤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GET팀원 중 한 명은 실제로 Treedom을 통해 세네갈에 오렌지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친구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10년 뒤 오렌지 나무가 열매를 맺을 때쯤 함께 세네갈에 방문해서 우리의 오렌지 나무를 찾아보자고 약속했단다. 특별한 기념일도 아니었고 선물을 위해 큰 결심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저 소중한 사람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었다. 요즘 매일 트리덤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나무의 성장상태를 확인한다고 하는데, 마치 다마고치 키우는 느낌이다. 모바일 웹 최적화가 잘 되어 있어 PC와 스마트폰 어디에서도 편하게 7렌지(팀원이 명명한 나무의 이름)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우리 팀원은 Treedom이 제공하는 나무의 상태와 모습을 알 수 있는 UI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엽다고 좋아한다. 물론 아직 볼 수 있는 것은 작은 새싹 그림밖에 없지만 트리덤의 아기자기한 서비스를 경험하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트리덤에서 제공하는 나무의 위치, 현지 시간과 온도를 보며 오렌지 나무를 상상하며, 언제쯤 나무의 사진을 받을 수 있을지 기다려진단다.
나중에 실제로 찾아가면 오렌지나 따다가 가져달라고 해야겠다.
Green Enterprise Travel을 만날 수 있는 다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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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dom을 비롯한 여타 149개 녹색기업들에 대한 더 깊은 정보들, 그에 대한 생각들을 접할 수 있는 '탐방모험기' 크라우드펀딩: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5206
By 이예진, 임관섭 of Project GET(Green Enterprise 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