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범위, 어디까지인가?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만족하는 것인가

by Be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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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안해졌지만 더 부족하게 느껴진다.
내가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지금의 행복, 나의 행복인가 남의 행복인가?


학습된 행복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행복

원하는 게 많아지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행복은 순간적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행복, 뭐가 진정한 행복일까? SNS와 유튜브를 볼수록 뭐가 진짜 행복인지 잘 모르겠다. 타인의 일상을 쉽게 공유하다 보니 행복에 대한 가치관과 정의는 왜곡되기 시작했다.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은 엄연히 다른 것임에도 남부럽게 보이는 일상과 가치관에 스스로를 맞춰나간다. 그렇게 육안으로 보이는 타인의 삶과 비슷해지는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가 느꼈던 행복은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마주하는 만들어진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작년 12월에 눈이 엄청나게 많이 왔던 날이 있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설 때문에 도로 상황은 이만저만 말도 아니었다. 지하철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버스가 문제였다. 앞으로 가지를 못하고 계속 거북이걸음만 하고 있었다. 결국 중간에 하차해서 집까지 걸어갔다. 정류장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6km 정도 됐는데 오랜만에 행군 아닌 행군을 했다. 걸어가는 내내 힘들고 추웠지만 집에 도착해서 따뜻한 밥을 먹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예기치 못한 고생을 하고 무사히 귀가해서 밥을 먹고 푹 쉬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던 하루를 통해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감사함과 행복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행복, 어떻게 보면 참 단순하다. 뭔가를 이루지 않더라도 행복은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행복한 일상의 모습은 저마다 다양하며 누구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행복은 원동력과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내가 누리고 느끼는 행복을 통해 꿈을 꾸거나 목표를 세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잊고 있던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거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행복이 때로는 불행의 지름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생각했던 삶의 이상과 꿈이 오히려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많은 콘텐츠들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며 다양한 세상과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지만 무한히 이어지는 숏츠와 알고리즘들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행복감보다는 자극에 더 익숙해졌다. 시간이 갈수록 계속 자극적이고 새로운 영상들과 콘텐츠들을 찾거나 SNS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타인의 일상을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접하다 보면 '나도 저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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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돈으로 매겨지기 시작하고 요즘 유행에 맞는 가치관으로 정의된다. 행복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면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아닌 누군가가 만들고 정의해놓은 행복에 맞춰서 살아가는 일상에 익숙해진다. 뭐가 진정한 행복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남들이 봤을 때 괜찮아 보이고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아가면 그게 행복이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거나 어떤 일상을 살아갈 때 행복한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당장의 생계가 더 중요하다고 얘기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궁금증만 더 커진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예기치 못한 위기의 순간들이 찾아왔을 때 쉽게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누군가에게 행복은 하나의 목표일 수도 있고 과정일 수도 있다.

목표를 이루는 것이 행복일까 아니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들과 시행착오가 행복일까? 목표는 이루면 그만이다. 하지만 과정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장은 힘들고 어려울지 모르지만 그 가운데서 경험하는 것들은 돈으로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이다.




행복의 키포인트를 어디에 둘 것인지가 중요하다. 목표를 100% 달성하지 못했어도 행복의 코어를 과정에 두었다면 어느 정도 만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정보다 목표를 더 중시하다 보면 과정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음은 물론 행복을 느끼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출처가 어디인가? 고통이 아니던가? 고생을 해보는 과정에서 행복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칫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상일 수 있지만 그 일상을 누리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하다. 일단 몸이 건강해야 하고 일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중요한 건 몸이 항상 건강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며 일 역시 항상 원하는 대로 진행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뭔가를 사고 팔면서 누리는 행복도 있지만 그러한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하나를 사게 되면 하나를 버리게 되는 이치와 같다. 나는 뭔가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다시 얻게 된 것이다.




작은 일상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 시대의 일상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기업들은 경력직을 선호하고 신입 채용의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업무의 흐름과 형태도 예전과는 다르게 더 많은 학습과 공부가 필요하다.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흐름에 맞는 행보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일상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가 느낄 수 있는 행복의 범위를 조절하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스스로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극과 도파민 충족은 행복이 아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질적, 심리적 보상은 행복이 아닌 불행의 지름길을 재촉하는 것에 불과하다. 과정에서 경험하는 고통을 피하다 보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없다. 행복은 물질이 아니다. 행복은 고정된 가치관도 아니다. 행복은 특정 누군가에게만 허용된 것도 아니다. 누구나 느낄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은 얼마든지 스스로가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수동적인 행복의 수명은 오래가지 못한다. 내 안에서 찾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며 능동적인 행복이다. 역설적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행복을 검색하다간 내가 느끼고 싶은 행복이 뭔지도 모르고 남의 행복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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