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도전을 기피하는 현실의 지름길
주말만 되면 기대가 되는데
주말이 끝나가는 날만 되면 잠이 오질 않는다.
부족할 게 없는 일상이지만
왜 이렇게 힘들고 현실을
피하고만 싶어지는 걸까?
나는 일요일만 되면 머리가 아팠다. 참 신기하다.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머리가 아프지 않은 일요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한번은 편두통이 너무 심해서 내내 침대에만 누워있던 적도 있었다. 대학을 다닐 때는 이런 게 없었는데 직장을 다니고 나니 다가오는 월요일이 꽤나 두려웠고 부담스럽게 느껴진 게 아니었을까? 한 주를 고생하고 금요일이 찾아오면 뭔가 사막의 오아시스를 본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시 퇴근이 많지 않았고 퇴근을 한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주말은 유일하게 내가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주말만 되면 너무 피곤했다. 평일에 잠자는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쌓여온 피로가 누적이 돼서 토요일, 일요일은 거의 잠만 자거나 쉬는 게 일상이었다. 자기계발이나 커뮤니티 활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저 월급을 받으면서 하루를 연명하는 게 내가 살아가는 삶의 전부였다. 지금과 같은 삶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면서 여기서 물러서지 말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던 거 밖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그때의 고생이 지금의 나를 만든 건 확실하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덕분에 경력이 생겨서 지금까지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고독한 삶이 이어졌고 그에 대한 대가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출장을 나가서 업무를 완수하는 게 일상이었던 그 당시엔 퇴근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에 점심을 안 먹고 일하는 날이 많았다. 때때로 저녁을 안 먹은 날도 있어서 좀처럼 살이 찌질 않았다. 그렇게 배가 고파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무게는 항상 제자리였다. 식사는 첫 번째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일을 먼저 끝내는 게 0순위였다. 그러다 보니 끝내고 나면 마음은 편했지만 육체적으로 금방 지쳤다.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한다면 도저히 못할 것 같은데 그때는 그게 가능했다. 간절했기 때문이다.
일에만 몰두하는 삶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쉽게 피폐해진다. 특히 그 일이 자기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다행히 내가 하는 일은 내 적성에 맞았다. 성과도 낼 수 있었고 관리하는 측면에 있어서 괴리감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근을 하거나 밤을 새더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힘든 건 둘째치고 지금 하는 일이 자기와 맞지 않아서 피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진다면 그건 열심히 하는 걸 떠나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에 몰두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을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가지거나 여러 활동을 하면서 분위기를 환기시키거나 스트레스를 푼다. 그러한 시간적 여유마저도 없다면 정말 힘든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반복되는 일상은 피할 수 없다. 당연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예전의 긴장감과 절박함은 사라지고 뭔가를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보단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진다. 그동안의 고생을 통해 얻은 안정적인 삶의 패턴을 유지하며 일상의 소확행을 누리며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의 균형이 유지되며 그토록 피하고 싶은 일상을 끈기있게 마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이것이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삶의 모습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월요일을 마주하는 건 정말이지 부담스럽다. 왜 부담스러울까? 아니 꼭 부담스럽게 느껴져야만 하는 걸까? 기다려지는 월요일이란 정말로 존재하지 않는 걸까? 쉽게 지쳐버리는 일상의 시작점이 꼭 월요일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걸까? 과거를 되돌아보면 늘 그랬다. 월요일은 한 주의 시작이지만 제일 마주하고 싶지 않은 요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연차를 낸 월요일은 다르다. 마음 편히 월요일을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연차라서 그런 것이지 결과적으로 월요일에 느끼는 감정을 화요일로 미루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지치는 일상의 연속선에서 쉽게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줄의 글, 한 줄의 코드
한 잔의 커피, 하나의 패턴
그게 시작이었다.
늘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를 되돌아볼 때 정말로 내가 원했던 변화의 순간을 맞이한 적은 없었고 그저 하루하루 버티기 위한 삶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왠지 모르게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단지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했을 뿐인데 나에게 주어진 현실이 이것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앞으로의 미래를 바라보는 나의 심정은 차갑고 어둡기만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더는 이대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변화가 필요했다. 누구의 응원도, 지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내 스스로 뭔가를 자유롭고 편안하게 시도하고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일상을 살아가고 싶었다.
그때부터 난 이전부터 계획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하나 둘 실천해나가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시작했고 작은 프로젝트를 하기 시작했다. 집중이 안 되면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내가 하고 싶은 뭔가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겼다. 똑같은 상황에 익숙해지는 나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다 보니 중간에 패턴이 끊기거나 상황에 좌우되기 십상이었다. 어떻게든 강의 하나 들어보자, 어떻게든 책 몇 페이지라도 읽어보자, 어떻게든 글 한 줄이라도 써보자는 나의 의지는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
일에 너무 지쳐버린 현실의 벽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고 그 벽을 부수기 위한 나의 몸부림은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너무나 익숙해진 그리고 당연하게 느껴진 일상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내가 마주하고 싶은 변화된 모습을 느낄 수 없음을 잘 알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한 나의 발버둥은 계속되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벌써 이 발버둥을 시작한지도 2년이 다 되어간다. 생각보다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고 덕분에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 여기서 글을 쓰는 것도 하나의 발버둥이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발버둥, 활력을 잃지 않고 싶은 발버둥.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과 마음의 기록을 남기는 이 평범한 글이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적어도 나에겐 꽤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다. 지친 일상에서 스스로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일상으로 바꿔주는 하나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활동외에도 작게나마 코딩을 공부하면서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 말하기엔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공부한 내용을 개인 블로그에 남겨서 하루를 정립하는 식의 패턴에 익숙해지는 게 나의 최종 목표다. 쉽게 지쳐버리는 일상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뭔가를 시도하고 구축하는 일상을 살아야겠다는 결심, 그 결심이 지금과 미래를 살아가는 데 있어 큰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저 그런 하루를 살아가는 삶보단 뭔가에 열중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그런 삶이 익숙한 일상이 주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벗어나게 해주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엔 알 수 없다. 그러다 취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삶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된다. 아무리 좋은 조건으로 회사를 다니고 복지를 제공받는다고 해서 행복을 느낀다거나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알고보면 결국 대부분의 삶이 번아웃과 지친 일상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수렴한다. 만약 그게 극한까지 가게 되면 균형이 깨지는 것이고 결국 삶에 대한 회의감과 무력감에 빠져 회복이 쉽지 않는 상태까지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더 이상 시험범위를 알려주고 도움을 알려주는 선생님은 없다. 진로에 대하여 도움을 받거나 고민상담을 해주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온전히 혼자서 대부분의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쉽게 지치는 일상, 결국 나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적어도 내 경험을 통해선 그랬다.
무엇이 나를 지치게 만들고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부담감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면 늘 지치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상만 경험할 수밖에 없다. 삶의 과정에서 얻는 성공이나 실패는 중요하지 않다. 진짜 중요한 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끌고 나갈 수 있는 나만의 운영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금의 노력이라도 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