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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Nov 07. 2023

학교

2023_이야시크릿_10



끼이익

분필이 물고기처럼 날뛰면

휘어지는 눈썹엔 작은 함박눈 내리고


후루룩

분필이 라면 스프처럼 춤추면

움찔거리는 콧등엔 하얀 재채기 걸리고


부스러기 가득한 토시 따라

물들은 손가락이 연주해

직접 빤 걸레 위에서


아침 일찍 나는 새는

부지런히 흐르는 물을 찾아

쭉쭉

쪼아 대야에 잘 모아두고


황홀한 지휘 끝

작은 날개를 펄럭여

졸졸 이 겨울

적시는 흐름이 차가워도


빨갛게 까진 손등

번지는 보석은 내 마음을 달래

부러진 다리로 느렸던 날

묵직한 돌을 지고 날아


잃어버린 낯의 청소

그대로 멈춰버린 밤

헤매는 내게 도착한 양탄자


훌쩍 떠난 순간은

돌아가는 세상으로 오르지

뿌듯하고 아팠던 여명


저 초록 들판이 그리워

꺼내보는 사진이 바래도

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너


끼이익

그것만은 닮아서

찌푸린 햇살이 머금지

뜨겁게 차오르는 이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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