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2023_이야파트너_마루

by 이야
[표지] 비하인드 스토리 (by.잰잰)

"2호, 그건 왜 챙겼어?"

"응? 난 이게 맛있어서!"


언니의 물음에 2호가 해맑은 웃음으로 답했다.

그 대답을 들은 1호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전혀 영양가도 없고 맛도 없는 자투리를 마치 달콤한 간식처럼 들고 있는 동생이 이해되지 않았다.

한편, 그들의 대화에 관심을 가진 할레가 2호의 품으로 손을 뻗었다.


"이게 뭐야? 어? 아까 잘라낸 부분이잖아."

"맞아요. 익지 않아서 떫은맛이 나는 끝부분이에요. 아마 우리가 찾는 궁극의 스토리도 여기는 맛이 없을걸요."

"모르는 소리! 메인을 먹고 나서 이걸로 입가심을 하면 되게 개운하다고?"


언니의 말에 반박한 2호가 그것을 증명하듯 뭉툭한 스토리의 끝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할레도 급하게 한 움큼 집고는 하나를 조심히 입에 댔다.


"퉤. 이게 대체 뭔 맛이야?"

"그 스토리는 메인도 맛이 그닥이었는데, 그거는 더 별로일 거예요."

"그러게. 살짝만 댔는데도 최악이었어."


체내에서 끌어올린 물로 연신 입을 헹군 할레가 몸서리를 쳤다.

반면 2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오히려 황홀한 얼굴로 그것을 삼키고 있었다.


"2호, 쟤는 미각이 이상해?"

"취향이 독특한 걸로 해두죠. 아까 열매도 혼자만 의견이 달랐잖아요."

"심심한 맛을 좋아하나 보네."

"언니랑 할레님은 뭘 모르네요! 하긴. 자극적인 맛이 맛있다고 느끼는 거니까 그렇겠죠. 저는 이렇게 담백한 게 좋아요."


모두가 외면한 스토리의 끝을 다 먹은 2호의 말에, 둘은 약속한 것처럼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담백한 걸 넘어서 맹숭한걸."

"그러니까요. 아무튼 제 동생이지만 저 특이입맛은 영~ 이해할 수 없어요."


존중받지 못하고 홀로 남은 2호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이곳, 지구별에 와서 먹은 첫 번째 스토리는 그랬다.

비록 자신도 다른 이에게는 추천하지 못하겠지만, 제 입에는 딱이었다.


"게다가 음미하면 톡 올라오는 맛도 꽤 중독적인데."


감상을 마친 2호는 저만치 멀어진 일행을 따라잡으려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속을 채워준 스토리의 향이 코를 간질였다.


"나는 맛있게 잘 먹었어, 마루!"


떠나기 전.

이야와 함께 붙여준 이 열매의 이름은 그것이었다.

그 글자를 새겼던 감각을 떠올린 2호는 언니와는 다르게 자신을 기다려준 이야를 향해 뛰어올랐다.


"야, 2호! 조심해!"

"헤헤. 죄송해요."

"괜찮아. 마저 찾아볼까?"

"네!"


야의 말에 동시에 답한 동행자들이 언제나처럼 씩씩하게 나아갔다.

그리고 그들이 지나간 공기 중에는 소화된 마루의 흔적이 슬그머니 피어올랐다.

그렇게 느리지만 확실히 퍼지는 순간을 담은 하늘은 늘 감싸안는 순리였다.


드디어 연재 브런치북을 시작하게 됐다.

해당 시스템이 생겼을 때부터 하고 싶었는데, 맞춰 쓰기 위해 이 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여기서는 매거진 이야파티에서 연재된 이야챌린지(2023)비하인드 스토리를 연재할 예정이다.

사실 이건 독자들을 위한 연재보다는 작가(글 쓰는 주체)인 나를 위한 장소에 더 적합하다.

1년간 써온 작품들의 설정이나 배경 지식 등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기 때문.


해당 연재 브런치북을 이해하고 싶다면 정독을 추천합니다.

이야파티 매거진 (brunch.co.kr)


2023년, 지망생 마루로 지내온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역시 다 지나고 나니 순식간이다.

분명 1월에 있었는데, 다시 돌아오는 1월이 코앞이다.

마루를 온전히 놓아주기 전에, 마지막 발자국을 새겨야겠다.


마루.

극 중에서도 나온다.

3,000만큼 이룰래?(063)와 여기까지 오래(103)에 나오는 고오래가 바로 마루였다.

하지만 이곳의 마루는 고오래가 아니다.

또한 꿀 떨어지는 스토리(000), 선악과에 대한 고찰(050), 고래소녀 할레(100)에 나오는 이야는 마루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의 마루는 이야가 맞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극 중에서의 설정과 외부의 진실을 혼동할 수 있을 듯하다.

정리하자면.

극 중 마루와 이야는 각각이지만, 외부는 동일한 존재로 나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오래 (brunch.co.kr)

해당 작품에서는 고오래가 마루로서 104편의 소설을 썼다는 내용이 나온다.

실제로, 나는 한 해 동안 105편을 작성했다.

오래가 4년 전, 104편의 이야기를 쓴 것은 자신의 생일이 1월 4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 생일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 날도, 새해만큼 가까이 왔다.


이런 식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해서 마냥 작품에 대한 내용만 나오진 않을 지도 모른다.

연재 브런치북이 처음 나온 날.

나도 이 시스템을 살펴봤다.

여기는 최대 30화까지만 연재된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이 많았다.

원래는 이야챌린지를 연재 브런치북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편수가 훨씬 많아서 할 수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이 공간을 활용할까 생각하다가 이렇게 사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105편을 28개의 회차로 나누면 한편당 3~4개의 묶음으로 작품별 뒷이야기를 올릴 예정.

비하인드 스토리의 구성은 이야챌린지의 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고, 연관이 있는 것끼리 묶어서 풀어볼 생각이다.


이 연재를 통해 작품들을 어떻게 쓰게 됐고, 쓰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고, 또 이어지는 내용을 만들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켜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3,000자 분량의 간편소설 중 이대로 끝내거나 보내기 아쉬운 글들도 더 돌아보면서 이 시간을 다음 이야기 작성의 발판으로 만들어볼 계획이다.


재미는 보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야챌린지를 읽은 분들이라면 가질만한 궁금점을 다룰 예정이니, 흥미롭게 읽어볼 글 정도는 되지 않을까.

나에게는 소설을 작성하고 연재하는 것보다도 이 연재 브런치북이 더 큰 도전이다.

정해진 요일에 맞춰 잘 준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연재 요일을 화금일 3일로 정했는데, 왜 그랬죠?


대략 10주, 2개월가량의 이 도전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여기에는 나의 tmi가 많이 놓일 수도 있는데, 음.

잘 조절해야겠다.

이제 끝내고 싶은데, 마지막 말이 고민된다.

흠.


여러 이야기 꾸러미를 가지고 내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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