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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채 Feb 28. 2021

아쉬운 한 달이지만
칭찬만 해주기로 했다

엉망이지만, 최선을 다했으므로

핸드폰 사용량 줄이기


잠들기 전 30분 동안 핸드폰 보지 않기

2월 1일부터 2월 14일까지  8 / 14


 '잠들기 30분 전 핸드폰 내려놓기'는 전주에 비하면 성과가 있었다. 횟수로도 이전보다 발전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생활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보다가 잠드는 날에도 되도록 필요한 정보만 확인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한 달 넘게 핸드폰 사용 패턴을 관찰해본 결과, 가장 큰 문제는 목적 없이 이 어플 저 어플을 들락거리거나 포털사이트를 이유없이 스크롤링을 하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니, 잠들기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조금 관대해지기로 했다.


하루에 핸드폰 사용 시간 4시간 미만 유지하기 

2월 15일부터 2월 28일까지  6 / 12


 대신 2월 후반부에는 '하루에 핸드폰 4시간 미만으로 사용하기'로 목표를 바꿨다. 갤럭시에 탑재된 디지털웰빙 기능을 이용하면 어플별 사용시간을 체크해볼 수 있고, 4시간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니 성취감도 느낄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실제로 핸드폰 사용 시간을 계속 확인할 수 있다보니, 3시간 50분쯤 핸드폰을 사용한 시점에서쓸데없이 드폰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스트레스가 심한 날엔 핸드폰 사용량이 월등히 높았다. 넷플릭스나 왓챠를 틀어놓고 멍하니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전형적인 불멍이 TV를 틀어놓는 거라고 하더니, 나도 예외는 없었다. 어느 날엔 넷플릭스에 있는 드라마를 정주행하느라 넷플릭스 사용시간이 심각하게 많았고, 다른 날엔 왓챠 사용시간이 엄청났다. 드라마나 영화를 소비하는 걸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정주행을 한 번 시작하면 중간에 커트를 해서 늦게 잠드는 날이 많아져 문제였다. 다음달부터는 정주행을 하더라도 하루에 적정량만 정주행을 하든, 낮에만 정주행을 하든 해야겠다


우린 매일같이 배우고 있다


3가지 제대로 배우기


11 / 14


 '3가지 제대로 배우기'는, 배운 것들을 단순히 정리하는 걸 넘어 '체득'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매일 많은 것들을 접하고는 있는데, 정작 시간이 지나면 잔류하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24시간 동안 보고, 듣고, 배운 것들 중 꼭 기억하고 싶은 3가지를 간략하게 다이어리에 남겨보기로 했다. 2주 동안 하루 3가지씩 새롭게 배운 것들을 적다보니, 사실상 3가지를 배우지 못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배운 게 없다고 느껴지는 날엔 그동안 받은 뉴스레터를 다시 훑어보고 그 중 붙잡아두고 싶은 내용을 다이어리에 적으면 그만이었다. 무언가를 배우고 나면 그것을 몸 속에 남기기 위한 제스처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제스처는 유투브 영상 한 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것. 루틴만들기를 시작한 뒤 얻은 가장 가치있는 습관이다.




 2월을 이렇게 편집해보면 무척 건전하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의미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은 여전히 많았고, 고민이 많아 생활패턴도 엉망이 됐다. 이사 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정착할 만한 요가 학원을 찾지 못해 운동도 집에서만 간단히 하고 있고, 술도 자주 마셨다. 그래서인지 몸도 마음도 엉망이다. 위에 정리한 습관들도 컨디션이 좋았다면 더 자주, 더 제대로 해냈을 거다.

 하지만 오늘은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엉망진창이었지만, 한 달 내내 꼬박꼬박 7시에 일어나 지각하지 않고 출근을 했으니까. 그리고 회사에 있는 모든 순간, 최선을 다했으니까. 바쁜 와중에도 사랑하는 동생의 졸업식에 참석하고, 친한 언니의 결혼을 축복하고, 힘들어하는 친구의 고민을 들어줄 만큼의 충분한 애정을 가지고 살았으니까. 그리고 남는 시간엔 조금이라도 뿌듯한 일로 채워보려고 노력했으니까. 그러니 2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나 자신에게 칭찬만 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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