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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두 codu Nov 24. 2021

무작정 시작한 뉴스레터, 4개월 후

얻은 것과 아쉬운 점


전문성도 없고 유명인도 아니지만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줬으면 좋겠어


어떻게든 나의 콘텐츠를 만들어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무작정 시작한 뉴스레터 <셋둘하나, 영>은 이런 욕심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뉴스레터를 보낸 지 4개월이 된 지금 간단한 회고를 남겨보려 합니다.




나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진짜 목적은 좋은 책과 영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대단한 정보나 뛰어난 글솜씨가 아니어도 책 한 권, 영화 한 편 소개하는 것쯤이야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이름을 정하고, 소개글을 쓰고, 아는 사람 몇 명에게 구독을 부탁하고 나니 제법 뭔가를 하고 있다는 성취감이 들었습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구독자는 거의 늘지 않았고 메일을 읽어주는 분들은 그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뉴스레터를 계속 보내려고 합니다.

전 사실 '10명 만 봐주어도 좋다'라고 생각했어요. 내 주변의 10명 만이라도 내가 쓴 글을 보고, 추천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봐준다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물론 더 많은 분들이 봐주신다면 더욱 좋겠지만, 지금 저의 구독자 분들께 감사하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수만 본다면 언제 그만둬도 상관없는 수준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뉴스레터를 보내며 저는 한 뼘쯤 성장했고, 그보다 많은 걸 얻었고 또 앞으로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얻은 것들을 적어보자면요.




독서와 영화감상의 양과 질 증가

한 달에 책 2권과 영화 2편을 고르고 소개하는 일은 쉽다면 굉장히 쉽습니다. 누구에게 추천해도 괜찮을 유명하고 좋은 작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왕 소개할 거라면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좋은 작품, 혹은 조금 유명하지만 생각해 볼 지점이 있는 작품을 고르고 싶었습니다.

특히 영화가 더욱 그랬는데요. 제 독서 경험은 영화 경험에 비해 절대량이 부족했고, 책 보다 영화를 보는 인구가 많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책은 좀 유명해도 좋다면 OK, 영화는 약간 덜 유명하거나 조금 특이한 작품으로!라는 저만의 기준이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되니 읽고, 볼 작품을 고를 때부터 한번 생각하게 되고, 책도 영화도 더 많이, 더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재밌네'에서 끝나는 감상이 아니라 '이거 뉴스레터에 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면서 더 세밀한 평가로 뻗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고 난 후의 행위까지가 모두 콘텐츠 경험이라고 한다면,

뉴스레터를 보내고 난 후 저의 콘텐츠 경험은 그 양과 질이 두배 정도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큐레이션 감각 혹은 기획력

책과 영화라는 서로 다른 두 매체를 하나의 글로 엮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냥 비슷한 주제로 엮으면 되겠지'라는 저의 안이한 예상과는 다르게 적절한 조합은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죠.

어떤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주제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것도 '기획'이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오직 감에 의존해서 계속하기란 어려웠습니다. 사실 이건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주제를 먼저 떠올리고 작품을 찾을 때도 있었고, 영화가 혹은 책이 좋아서 이것과 엮을 만한 다른 작품을 고를 때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평소 사용하지 않던 부분의 회로를 사용하고 있다는 감각은 분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큐레이션 혹은 기획에 대한 감각이 발달하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대단한 큐레이션이나 기획을 한건 아니나 이 영역의 근육을 쓰고 있고 성장한다는 감각을 배우는 중인 것 같습니다.


정기적으로 꾸준히

글쓰기에 관련한 글 어디에서나 나오는 그 '꾸준함' 역시 뉴스레터가 길러준 좋은 습관 중의 하나입니다.

최소한 한 달에 4편의 작품을 요약하고, 생각을 덧붙이며 추천할 대상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평소에도 리뷰를 쓰기는 하지만 그것이 의식의 흐름에 가까웠다면, 뉴스레터는 그보다 간결하고 읽을만해야 하는 글이어야 합니다.

그런 글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보내보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의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잘 읽히는 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의욕이 충만해졌고 그 의욕을 어딘가에 드러낼 수 있음에 만족합니다.




아쉬운 점

처음 뉴스레터를 쓰기로 마음먹고 어떤 분들에게 쓰면 좋을까 생각해 보았을 때 제가 생각한 예상 독자는 이런 분이었습니다.


시작을 주저하는 사람, 콘텐츠에서 힘을 얻는 사람


딱 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필요한 사람이죠.

저의 글만으로는 그 용기를 북돋워주기 부족했기 때문에 영화와 책의 힘을 빌린 것이고요.


그러나 제가 보내는 편지가 이러한 분들에게 정확히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쩔 때는 그저 제가 재미있게 본 작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얻어갈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부족한 부분을 책과 영화가 채워주리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죠.

앞서 말했듯이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 어떤 것을 보게 만드는 것, 즉 '추천'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더욱 잘하고 싶고 저와 같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언제나 영화와 책에서 많은 힘을 얻었기에 저와 같은 분들에게 좋은 연결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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