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 책 <당신이 옳다>
살면서 한 번쯤은 누구나 우울함에 휩싸이고, 계속해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만 같고, 한없이 무기력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시기를 겪는 것 같아요. 이럴 때 '나를 일으키는 법'을 알고 있다면 힘겨운 시기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살아볼수록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 나를 돌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돼요. '나를 돌보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만족스러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죠.
� 첫 번째 편지에서는
정상성의 범주에서 벗어나 혼란의 시기를 겪는 이들의 불안한 감정을 담아낸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Girl, Interrupted)>, 소박하고 따뜻하지만 강력한 공감의 힘을 전하는 책 <당신이 옳다>를 소개합니다.
나를 만나고, 나를 쏟아내어, 나로부터 해방되다.
혼란스러운 미국의 6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한 수잔나(위노나 라이더)는 대학 진학을 거부하고 장기적인 계획도 없습니다. 사회에 스며들지 못한 채 붕 떠있는 수잔나는 아스피린과 위스키로 자살시도를 하고 '클레이무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경계성 인격장애'. 비관적이고 우울한 성격에 문란한 성생활을 가지며 자살시도를 한 수잔나가 얻게 된 꼬리표죠.
사회의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이들의 공간인 '클레이무어'에서 수잔나는 평범해 보입니다. 고집스럽게 아버지의 치킨만을 먹는 데이지(브리트니 머피), 스스로 얼굴에 화상을 입힌 폴리(엘리자베스 모스), 병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조지나(클리어 듀발), 극단적으로 음식을 먹지 않는 자넷(안젤라 베티스), 타인을 통제하려 하며 8년째 클레이무어에 머무르고 있는 리사(안젤리나 졸리). 위험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인 리사와 친해진 수잔나는 결국 그와 함께 병원을 탈출하게 됩니다.
<처음 만나는 자유>는 아이와 성인의 경계, 구속과 자유의 경계에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스스로 선택하기를 권합니다. 진저리나는 진실을 마주하고, 나의 마음을 쏟아내며 깨어지고 부서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한걸음 성장합니다. <처음 만나는 자유>는 약하고, 조금은 미쳐있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 일어서서 나아가기를 응원하는 영화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자책하는 수잔나는 클레이무어의 간호사인 발레리(우피 골드버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발레리는 그런 수잔나의 말을 사려깊은 태도로 들어주죠.
"넌 다 이해하고 있어. 방금 아주 명료하게 말했잖아. 네가 해야 할 일은 그걸 글로 쓰는 거야. 노트에 다 쏟아내. 속에 있는 걸 다 끄집어내렴. 다시는 괴롭지 않게 말이야."
<처음 만나는 자유>는 마냥 가볍고 따뜻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에요.
'결국 정상적인 사회범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추천하는 이유는 수잔나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과정 때문입니다. 수잔나가 자신의 기분과 행동을 명확히 파악하고 말하며 자신을 서서히 바꿔가는 태도가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남들과 다른 비정상성이라기보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문제를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도, 타인에 의해 탄로 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자신이 직접 할 수밖에 없어요. 수잔나는 감정을 찾아갑니다. 글을 쓰고,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마음을 전부 털어놓죠.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한 꺼풀씩 벗겨갑니다.
추천해요!
자신의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싶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
삶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추천하지 않아요!
'자살' 소재에 민감하다. 보고싶지 않다
우울함은 나랑 먼 얘기다
밝고 가벼운 힐링이 필요하다
#왓챠 #웨이브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최고의 방법, 공감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고통과 트라우마의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공감의 힘을 나눠준 사람입니다. 자신을 '치유자'로 정의한 저자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법'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경계를 인식하는 공감'은 집에 항상 구비해 두어야 하는 상비약과 같습니다. 급할 때 나와 타인을 치료하는 최고의 방법이죠.
<당신이 옳다>는 만성적 '나'기근에 시달리며 시도때도없는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정확히 진단하며 시작합니다. '나'와 멀어지기 쉬운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말하죠. 공감은 무조건적인 끄덕임이 아닙니다. 저자는 공감이 향해야 하는 정확한 위치를 짚어 주고,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경계와 자기 성찰의 문제에 대해서도 상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공감은 상대를 공감하는 과정에서 자기의 깊은 감정도 함께 자극되는 일이다. 상대에게 공감하다가 예기치 않게 지난 시절의 내 상처를 마주하는 기회를 만나는 과정이다. 이렇듯 상대에게 공감하는 도중에 내 존재의 한 조각이 자극받으면 상대에게 공감하는 일보다 내 상처에 먼저 집중하고 주목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따스하게 물어줘야 한다.
-3장 공감, 빠르고 정확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힘
편하게 술술~ 잘 읽힌다는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타인을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읽어도 좋지만, 나를 위해 읽어도 너무 좋은 책이에요. '공감'을 그저 '이해한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공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조언과 사례를 들어주어서 읽는 중에도 문득 저의 과거를 돌아보게 돼요. 편안하고 따뜻한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요즘 마음이 어때?" 라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대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마음과 가까워지는 시간도 가져보고요.
추천해요!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옆에 있다
공감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자신에 대해 알고 나를 위로하는데 글쓰기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처음 만나는 자유>의 수잔나처럼 그때그때의 감정을 적지는 못해도 나에게 집중해서 글을 쓰는 시간을 따로 내고 있습니다. 오직 제 생각만을 종이에 쏟아내는 시간이지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5분에서 20분 정도 종이와 펜만 마주하고 생각나는 무엇이든 종이로 옮겨 씁니다. '모닝페이퍼'라는 건데요. 한 달 넘게 지속하고 있는 습관입니다.
한 달동안 해본 제 감상을 말해보자면, 우선은 잡생각이 줄었습니다. 아침부터 머리에 둥둥 떠다니고 있던 저의 (잡다한)생각을 모두 종이에 털어놓고 나니, 일상생활에서 다른 생각으로 튀어 나가는 시간이 적어진 것 같아요. 가끔은 '내가 일어나자마자 이런 멋진 생각을 한단 말이야?' 싶은 생각도 있답니다. �
여러분도 10분 정도 시간을 내서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세요. '나'라는 사람에 한층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2021.08.15에 발행한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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