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나는 매년 새해가 되면 습관처럼 습관을 결심한다. 하지만 하고자 했던 습관은 좀처럼 지켜지지 않고 습관을 결심하는 습관만 매번 성공한다. 이런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조금이라도 성장을 원하고, 좋은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돈을 절약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매일 독서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등등. 새해를 맞아 세우는 이런 호기로운 계획들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의식에서 슬쩍 사라진다. 그리고 또 다음 새해가 되면 죄책감과 자기혐오로 다시 습관을 결심한다.
나는 의지가 약해서 습관 만드는 데 실패하는 걸까?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의지가 필요한 걸까? 매일 꾸준하고 부지런하게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단해 보인다. 매일 비슷한 연습과 훈련을 반복하는 운동선수들은 분명 나보다 굳은 의지가 있을 것만 같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걸까? 나는 왜 매번 맛있지만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을 먹고, 책이 아닌 핸드폰을 손에 쥐는 걸까?
우리가 습관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그중 가장 강력한 적으로 완벽주의를 뽑고 싶다.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행동을 막는다. 무언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결국 오랜 연습이 필요하다. 글을 한 문장도 안 쓰던 사람이 하루에 2시간씩 글을 쓸 수 있을까? 심지어 우리는 그 결과물이 그럴듯하기를 기대한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런 기대를 어떤 일에서든 언제나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 (별것 아닌) 글도 지금 그런 기대를 갖고 쓰고 있다. ’ 글 쓰는 습관을 만들기로 했으니 하루에 2시간씩 글을 써내는 거야!‘라는 높은 기대치와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하는 완벽주의는 결국 10분도 쓸 수 없게 만든다.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라는 사람을 보여준다. 내가 하루동안 습관적으로 하는 일들 그리고 몇 년 동안 쌓여온 습관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이를테면 내가 먹은 것과 평소 나의 자세가 지금 나의 몸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읽고 공부해 온 것들이 나의 지식과 태도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현재 나의 습관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새롭게 의지를 내어하기란 힘들다. 매번 의식을 하며 행동을 해야 한다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변화는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 내가 매일 하는 사소한 행동은 나의 미래를 조금씩 좋거나 나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좋은 미래를 원한다면, 내 삶이 개선되기를 원한다면 가장 쉬운 길은 바로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매일 1퍼센트씩 성장한다면 1년 후에는 37배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어떤 주식 종목이 1년 뒤에 37배 오른다고 생각해 보자. 이런 대박 종목에 투자하지 않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습관은 복리로 작용한다.” 우리의 성장을 정확한 수치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 오늘 책 1페이지를 읽고, 다음 날 2페이지를 읽고, 그 다음날 3페이지를 읽는 식으로 한 달 동안 독서를 하면 400페이지가 넘는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 그렇게 매일 30페이지씩 독서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한 달에 300페이지 책 3권은 읽을 수 있는 독서가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기대하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게 아니라 훈련하는 수준까지 떨어진다.”(아르킬로코스) 우리에게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 있다면 내가 무너지더라도 밑바닥을 단단하게 받쳐줄 것이다.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수천 번의 1퍼센트 성장이다. 습관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숙련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습관과 성장의 과정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 줄 것이다.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습관에 대해 느끼는 어려움과 오해를 하나하나 부숴준다. 이 책의 작가 제임스 클리어는 자신이 야구를 하다 사고를 당한 후 어떻게 재기에 성공했는지, 그 과정에서 작은 습관들이 얼마나 자신을 성장시켰는지 이야기한다. 성장의 결과들은 눈부시고 멋지지만 그 시작에는 작은 행동 하나가 있었을 뿐이다. 자 그럼 우리는 어떻게 좋은 습관을 삶에 불러들일 수 있을까.
습관을 바꾸고자 노력하기 전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우리의 습관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선택을 할 때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행동은 하고, 맞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행동을 손보기 전에 믿음을 손보는 것이다. 예컨대, ‘금연하자’ 보다 ‘비흡연자’라는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습관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할까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쉽게 알 수 있다. 습관을 정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이다.
우리가 습관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자신의 게으름이나 목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습관을 만드는 시스템은 네 가지 법칙을 가진다. ‘분명하게 만들어라.’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어떤 습관이 삶에 잘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면 이 법칙들을 생각하며 충분히 분명하고 쉬운지, 매력적인지, 만족스러운지 생각해 보며 수정해 나갈 수 있다. 정말 간단하고 명쾌한 법칙이다. 책은 각 법칙들을 삶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습관 쌓기’, ‘유혹 묶기’ 등의 방법을 제시한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해 보면서 내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해 나가 보자.
저자는 습관을 처음 시작할 때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아주 작은’ 행동을 강조한다. 매일 달리기 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운동화 신기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매일 책 한 페이지를 읽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가 즐겨 쓰는 ‘2분 규칙’도 작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모든 일을 2분만 해보는 것이다. 2분간 운동, 2분간 공부. 우리는 언제나 어렵고 거창하게 시작하기 때문에 지속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단 2분만, 단 1개라도 실행을 해보자. 매일 1퍼센트씩만 성장하자.
그러나 한 습관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며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습관도 계속해서 변해가야 한다. 우리의 삶이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습관과 숙련과 숙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 습관도 결승선이 아니다. 최종 목표가 아니다. 우리의 삶은 끝없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그 삶이라는 과정을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싶다면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좋은 실행 매뉴얼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