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4세에 시작!
"아빠- 돈까스- 돈까스 먹고싶어."
"응 만들어줄게."
"응!"
"음...돈까스 아빠랑 같이 만들어볼래?"
"응! 해볼래
다섯살 딸아이와, 돈까스는 어나더레벨이다. 뭐 만0세부터- 딸랑이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국수면발 촉감놀잉- 콩 옮겨보기로 와서- 그 다음으로 젓가락 쥐어보면서 대근육이다 소근육이다- 됐고! 돈까스는, 어나더레벨. 다섯살은 힘 조절이 안되는 시기다. 계란물부터 이렇게,
"어! 살살! 자아 같이 이렇게. 살-살. 살-살."
"아빠 이게 막 돌아가요-"
"여길 이렇게 잡고 살-살. 살-살.
세상 그 어떤 주부도 튀김요리를 하면서 주방을 보이고싶진 않을 것이다. 그것을 다섯살 딸네미와 한다는 것은 스스로 짚불을 들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등심은 손질된 것을 주문해서 받기에 별도로 손질을 할 필요는 없어졌다만, 아이가 처음 돈까스를 만들어달라고 한 지난 봄에는, 그러니까 그게 만 40개월 남짓일 때였는데, 등심이 당장 집에는 없고 마침 통 목살이 있어서 그것을 내가 손질한 뒤, 아이에게 망치질까지 시키긴 했다.
그러니까, 만 4새가 채 안된 아이가, 해머로 목살을 탕탕 두들기고, 허브솔트를 톡톡 토도독 뿌리고, 계란물을 풀고, (밀가루를 입히는 건 아빠가 다 하니 패스) 장갑을 낀 뒤 계란물을 묻히고, 빵가루를 입히는 과정까지를, 나는 딸아이에게 모두 시켰다.
이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이다. 위에 적었듯 튀김은 가뜩이나 주방이 어지러워지는데 그걸 다섯살 아이와 한다면, 계란물과 빵가루로 좁은 주방 싱크대가 아주 난장판이 되기 십상이고 실제로 그런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 해도 주방이 어지럽기 마련인 돈까스를 아이와 한다니, 이게 웬 삽질이람?
그럼에도 나는 꿋꿋이, 대체로 딸아이와 함께 돈까스를 만드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뭐 매주 하는 것도 아니고 한달에 많아야 두번이다. 이 정도는, 감당할만한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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