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

나는야 사립교사. 인사권이 재단에 있지.

by 공존

- 교수님 추석 명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ㅎㅎ 대학원은 아쉽게도...1년 연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립이다 보니 사학법의 문제를 몸으로 겪네요ㅎㅎ


교장선생님과 일주일 사이 세번, 마지막으로 면담을 마치고 나는 퇴근길에 마을버스를 타고 한참을 창밖을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페이스북 메신저로 짧은 문자를 보냈다. 교수님은 내게 페이스북으로 쪽지를 보내도 되지. 그런데 나는 안되지. 그러나 전화번호도 없고, 다른 연락할 수단이 딱히 없었다. 교수님 아래에서 과정을 마치고 미국 건너가 있는 후배가 있는데 그녀석에게 연락이라도 해보기엔...내 입장이 너무 째깐하다. 내가 뭐라도 또 전화씩이나. 대학원 과정 응시 포기한다는 이야기를.


그런 온갖 생각들로 손은 느리게 나아갔다. 누구와 썸타는 청소년처럼 똑같은 문자를 수십번 쓰고 지우고 고민을 하다가, 마을버스에서 내려서야 에라이하고 전송버튼을 누른 뒤 주머니에 폰을 집어넣었다.




"이사장님께서 영 동의서에 도장을 찍어주질 않으시네."

"아 네 괜찮습니다. 저도 갑자기 이렇게 쓱쓱 뭐가 들이다치듯 결정되고 말씀드린 거라."


나는 목이 마른 것을 느끼며 차분한 목소리로 교장선생님께 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차를 내어주시며 교장선생님은 주말 내 여러번 말씀을 드렸지만 동의를 받아내지 못했다고 미안한 표정을 띄우며 말씀하셨다. 동의서가 없다면? 파견 지원을 하지 못한다. 파견이 아니면 서울대의 경우 대학원 과정이 어렵다. 다른 대학은 교육대학원을 두어 일주일 내내 교사들을 위한 여러 강의가 마련되어 있지만, 또 나는 애초에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신혼여행을 다녀오는 사이에 모든 것이 뒤집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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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는 모든 문제를 관찰하고 검토하고 증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가르치는 사람. 고등학교 영어교사. 교육학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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