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생선을 잘 바르는 것도 교육입니다

일상 속 배움의 즐거움, 빼앗지 말기

by 공존

다시 복습을 하자면,


(1) 배움은 대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나 사이에서 발생하는 "흥미"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건, 학습자와 학습 대상 사이에 선을 하나를 그리면 됩니다.


(2) "흥미의 관계망"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한 사람의 인지체계를 이루고 그것이 고등사고력의 발달로 이어진다.


이건, 흥미의 관계망을,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 사이에 그려보는 일입니다. 복잡하죠. 어쨌든, 넓게 펼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3) 흥미를 품게 된 대상과의 상호작용은, 서로를 변화시키는 교환작용으로 발전하며, 그것이 곧 아아의 성장, 즉 교육이 발생한 지점이다.


이 세가지를 기억하시면, "공부 도파민"의 의미도 잘 이해하시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진짜로 좋아하고 몰입하는 영역에 충분히 탐구하도록 하면, 그것이 아이의 흥미와 집중의 경험으로, 내적 역량이 되고 다른 영역과의 관계망 형성을 통해 고등사고력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의 주도적 탐구가 빛나는 영역에 지나치게 빠져, 공부를 도외시하게 된다는 것은 (3)교환작용transcation이 잘못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와 아이의 transaction, 아이와 학교의 transaction이 올바르게 잘 이루어진다면 아이가 공부를 다른 취미나 특기 활동보다 낮게 잡진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아닌 것 같아도 한국의 학생들 대부분은 공부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학교제도를 따라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대학에도 갑니다. 다만 학습의 효율과 사교육 비용 등, 아이들 사이의 성취도 차이가 발생하고 그것을 메우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수반될 뿐이죠.



그러면 가정에서 이러한 교육을 실천할 방법, 혹은 우리가 경험하는 장애물과 문제점들을 논의해보겠습니다. 이제부터 이어지는 글들은, 책을 출간한 뒤 가진 독자와의 만남 강염에서 제가 받은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을 모은 것들입니다. 때론 어떤 질문은 꽤 길고 진지한 탐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그중 뭐니뭐니해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질문은, 이것이죠


공부 집중력이 5분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은 6학년 아이, 주의력이 낮은 아이, 어떻게 공부 도파민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줘야할까요?


저는 이렇게 설명하는데요, 생선을 잘 바르는 것도 공부입니다라고. 이렇게 말하면 좀 의아하시죠. 이게 약간 좀 오래된 이론이긴 한데 신체 도야 이론이라고 있습니다. 이 이론에서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신체적인 훈련을 하면 그와 관련된 능력도 발달할 것이다라는 것인데요. 요즘은 너무 환경적으로 편하게 아이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좀 기본적인 아이들의 주의력 집중력을 발달시키는 것 자체를 안 해주세요.


저희 와이프가 생선을 잘 못 바릅니다. 저는 갈치든 가자미든 매우 잘 바르는데 저는 사실 이러한 능력이 되게 일찍 발달했어요. 초등학교 때 가사 실습으로 저희가 천으로 지갑 만드는 실습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6학년 때 하잖아요. 저는 이게 너무 쉬웠어요. 설명서가 있고, 그림 따라서 바느질을 죽 따라하면 되는데, 저는 이게 뭐 어렵다는 느낌 없이 슥슥 해서 냈거든요. 깔끔하게. 그런데 학교에서 애들이 낑낑대고 있는데, 애들이 되게 힘들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거는 제출하고 막 친구들 거 다 해주고 그랬거든요.


그런 배경이, 저는 이미 초등학교 5학년 6학년쯤 되면 할 줄 아는 요리가 한 대여섯 개쯤 되고, 예를 들어 떡국을 한다고 하면 쇠고기를 넣고 육수를 우리는 것으로 시작을 하죠.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떡국을 아주 맛있게 했습니다. 쇠고기 넣고 다시다 넣고 마늘 넣으면 땡이니까요. 그런데 이걸 하는데 한시간 내내 주방에 붙어있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한 가지를 오래 하는 집중력을 발달시킨거죠.


아이들이 집중력이 발달되지 않는 것은, 생활 속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무엇인가 오래 붙드는 경험이 말 그대로 적기 때문이고 그것은 우리가 너무 편한 환경이기 때문이에요. 부모님의 과보호가 있을 수 있고, 그냥 결핍 자체가 결핍된 세상 탓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그것을 끝까지 해보았을 때 그때 보상이 주어져야 되고 아이가 고생하는 것을 우리가 충분히 시켜줄 수 있어야 됩니다.


제 딸이 올해 여섯살입니다. 돈까스를 같이 만들고 피자도 같이 만들고 저번 주에는 호떡도 만들었어요. 저의 교육 원칙이, 아이가 지금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거는 참여시키고 거기서 끝까지 해 줄 수 있게 하는 것이거든요. 5살짜리 데리고 돈까스를 만든다는 거는 굉장히 스트레스받는 일입니다. 아이한테 고기를 주면 아이가 장갑을 끼고...심지어 아기용 위생장갑까지 샀어요. 위생장갑 끼고 애가 밀가루 치대고 계란물 묻히고 빵가루 묻히는 걸 애한테 다 시켜요. 제가 혼자 하면 너무나 깔끔한데 아이랑 하니까 온 사방에 튀잖아요.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게 꼴 보기 싫으니까 우리가 해버리고 마는데 근데 저는 애가 돈가스 해달라고 하면은 반드시 같이 합니다. 일부러 불러서라도 시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아이가 그 순간은 10분에 5분씩 집중을 하는 것이죠.


여기에 참견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자제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아이한테 과제를 주셔야 하고 그것에 대해서 참견하시면 안 되고, 핀잔도 안 되고 단지 사후 평가를 깔끔하게 해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너저분하게 했으면 너저분하다고 꼴 보기 싫어 가지고 "그만해 내가 할게" 이렇게 하시면은 정말 나쁜 교육이죠. 아이가 너저분하게 했었든 간에 끝까지 끝내야 돼요.


도파민에 관련된 설명을 할 때, 작업 완성 속도라고 했잖아요. 도파민이 좌지우지하는 것 중에 아이가 하나의 과업을 완수하는 것이 있어요. 과업을 하는 동안 도파민이지속됐을 때 과업 완성이 앞당겨진다라는 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도파민의 발달을 위해서는, 이 "과업의 완수" 시점까지 도파민이 뿜어져야겠죠. 우리가 아이들의 발달을 평가할 때 과업을 완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과업 완수를 지지해 주시고, 우리가 보기 싫다고 과업을 빼앗으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생선은 먹을 사람이 발라야죠. 이게 당연한 밥상머리교육이 되어야 하고, 그런 기능의 발달, 신체도야를 무시하시면 안됩니다. 갈치와 고등어의 뼈를 세세히 바라보며 관찰력도 키우고, 젓가락질을 통해서 손근육을 발달시키면 그게 과학실험 때든 동아리 활동 때든 나중에 잘 쓰게 됩니다. 아이가 불편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그럼 또요즘 아이들이니, 생선 안발라주면 먹기 싫다고 애들이 안먹고 방으로 들어가버리죠. 그리고 편의점 가서 티머니 카드로 간식 긁어서 돌아옵니다. 그러면 여기서 애랑 엄마 아빠랑 싸움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감정을 터트리고, 부모는 애를 혼내고, 애들은 울면서 반항하고, 그걸 봉합하고 또 다음날 밥을 차려주잖아요. 이게 딱 집중력에 있어선, 부정적인 결말입니다.


아이가 부모와 감정적으로 갈등을 겪는 건 하나 하나가 문제거리고 토론거리입니다. 형제와 싸우고, 엄마 아빠와 싸웠을 땐, 다 이유가 있고 배경이 있고 어떻게 해야 더 좋을까, 고민하거 성찰할 거리들이 있어요. 그런데 많은 가정에선 이것을 회피하거나 봉합하고 넘어가죠. 그러면,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흩어지고, 집중을 못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이런 상황이라면 오래 오래 곱씹는 게 낫습니다. 골똘히, 그때 내가 왜 화가 났었지,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었는지를 스스로 물어보고 답해보고 하는 게 더 좋죠.


생선뼈를 잘 발라먹는다면 칭찬해주시되, 생선 발라먹기 싫다고 안하겠다는 아이에겐 혼을 내더라도, 그 문제 자체에 집중하는 과정을 새로이 부여하는 게 더 좋습니다.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생선 뼈 바르기 미션>에서 실패한 아이를 <반항에 대한 반성> 미션으로 바꾸어 도전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위해서도 더 긍정적이고, 아이의 발달에도 바람직합니다.




적어도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먹을 줄 아는 아이가, 자기 밥벌이는 하도록 자라나겠지요. 우리가 아이를 의사로, 변호사로, 기업의 임원으로든 뭐로든 기르고자 한다면, 그 길은 아이 스스로 열심히, 도파민을 느끼면서 할 때 최대의 효율이 나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생선뼈를 정말 잘 발라먹지?"라는 일상 속 탐구와 실천이, "어떻게 하면 나의 인생을 정말 잘 이끌어갈까?"라는 탐구로 이어지기도 할 터이니, 일단, 아이들에게 자기 밥상 차리는 것부터 시켜보는 것을 어떨까요.


<왜 편의점에 가서 먹을 것을 사오거나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보다, 스스로 밥을 차려먹는 것이 이로운가>라는 문제에 대해, 해결해 놓은 가정 있으십니까? 없으다면, 아이의 집중력을 기르는 일이다 생각하고 이것부터 해결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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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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