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치동 메소드
어떻게 대치동 아이들은 그 힘든 교육 조건을 견딜까?
저는 2024년과 2025년, 연구를 위해 대치동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학부모를 만났습니다. 실제 가정에 방문해, 깜짝 놀랄만한 교육 조건을 만나기도 했죠. 그리고 교무실 바로 건넛자리 선생님이 대치맘이기 때문에 같이 자녀교육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외부인의 입장에서 대치동에 대해 단편적으로나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거기도 사람 사는 공간이다"라는 것이죠.
완벽에 가까운 교육 환경에 이상적으로 보이는 아이를 둔 가정은 대치동에 살지만, 대치동 교육에서는 튕겨나온 상태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 가정은 엄마와 자녀가 밤 10시에 넘어서 비로소 만나, 나란히 거실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는 시간을 한참 보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하루 종일 직장과 교육기관을 오가며 소진한 에너지를 그렇게 보충하는 것이죠. 또 어떤 가정은, 아이를 기르며 느끼는 고민과 스트레스로 끊임없이 눈물 흘리고 주변에 털어놓기도 합니다.
아이를 우리가 상상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데에는 늘,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양쪽 모두에게 찾아옵니다. 그 스트레스가, 엉뚱한 곳으로 터지기도 하구요.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큰 만큼, 스트레스는 클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대치동에서 정신병원이 성업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러한 고민들은 결국, "어떻게 하면 아이와 나와의 감정과 신뢰에 상처를 주지 않고, 바라는대로의 교육을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우리의 곁에 늘 남게 되죠.
이 질문을 해결하는데에, 대치동은 하나의 유용한 샘플입니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경제력과 전문직으로서의 높은 교육적 자산이 있다는 점은 일반적 가정과 차별화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고민들이 꼭 돈으로만 해결되는 것들도 아닙니다. 아이와의 신뢰와 관계는 경제력이나 전문성과는 다른 영역의 문제니까요.
자, 그래서 어떻게 대치동의 고강도의 교육 시스템에서 아이들이 버티고 있는가를 보시면,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번째는 대치동의 부모들은 교육을 통해 부를 형성한 전문직이 많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공부와 학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전문직인 부모님이 이토록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아이 자신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신뢰가 꽤나 끈끈합니다. 대치맘 현경샘의 경우에도 아이에게 자신의 고민을 잘 털어놓는 편이고, 이 고강도의 학업 스케쥴을 설득시키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전문직으로서 너무 바삐 일하느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한 한 가정의 어머니의 경우, 개인적인 문제로 휴직을 하는 동안 홈스쿨링으로 대단히 높은 효율을 보여주며 아이의 학력을 향상시켰습니다. 체육 활동을 그만두도록 하는데 실패한 가정이 있지만,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기도 했구요.
아이와의 감정이 상하지 않고 교육하는 방법을 '대치동 메소드(기법)'이라고 불러보도록 하죠. 교육에서 발생하는 고도의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 그것은 "부모의 헌신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이해는 것에서 비롯한 신뢰"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경제력에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치동에서도 경제력과 무관하게 자녀와의 관계를 손상시키는 가정이 있고, 보통의 우리 이웃들 사이에서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도 아이와의 끈끈한 신뢰로 자녀의 학업 스트레스와 가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잘 조정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굳이 대치동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가장 공부 스트레스가 큰 집단이 그곳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있어 아이가 느낄 스트레스는 앞으로도 평생 이어질 것입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보호자인 우리의 책임으로 남습니다. 아이는 미성숙한 존재이고, 우리는 부모이고 성숙한 존재니까요. 아이가 느끼는 공부 스트레스 속에서 부모인 우리가 더 큰 스트레스의 발원지가 되어선 안된다는 것을 먼저 기억해야 합니다. 우선 아이가 느끼는 스트레스에 공감해주고, 그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아이의 감정을 도닥여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첫번째 조건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이 공부 스트레스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하는 요인임을 아이가 이해하는 것입니다. 또 마찬가지로, 대화의 지속이 필요합니다만,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이야기를 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저냥 학교에서 아이가 느끼는 공부의 필요성, 학원에서 느끼는 경쟁의 문화에 대해서 아이가 성찰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재미있죠? 하루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아이들이 공부를 재미없다고 느끼고 소홀히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이것은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아이 스스로의 가치 판단이 고장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내가 의미있게 보낼까, 이 문제에 집중해, 아이가 자신의 삶을 성찰하도록 유도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부모님의 삶과 헌신이 오롯이 나를 위한 것임을 아이가 이해하는 것인데, 말이 필요할까요? 얼마나 아이에게 애정을 보이는지, 아이의 한계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지, 우리의 바쁜 삶 속에서 얼마나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신뢰 유지를 위해 힘쓰며 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지, 기본적인 문제로 보입니다.
다만, 이 대치동 메소드가 "국영수 예습복습 충실히 해서 수능 1등급" 수준의, 그리고 "매일 전신 분할 트레이닝과 러닝" 수준의 모범답안인지라, 지키기 막막하고 어려운 문제인게 문제입니다.
그러나, 국영수 예습복습이든 매일의 운동이든, 그것이 10년을 가든 20년 뒤에 이루어지든, 중요한 건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실천"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뿌린대로 거두리라. 한 마지기는 못해도 단 한뼘의 토지 위에라도 우선은 씨앗을 심어두면, 그곳에서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울 것입니다.
<공부 도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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