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편 3. 학교에서까지 아이들을 감시하진 않으시니까

수업은 교사의 몫, 어렵더라도

by 공존

오늘 온라인 전면개학이 되면서 더욱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온라인수업에 우려를 하실 것입니다. 아이가 수업을 잘 듣고 있나. 출석만 하고 놀진 않나. 그러다보면 아이들에게 자주 연락도 하게 되실 거구요. 학교의 온라인 수업에도 관심을 더 갖게 되실 것이구요.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학부모의 민원에 취약해져가는 흐름 속에서 온라인 수업을 통하여 자신들의 수업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낱낱이 공유된다는 점이 공포이기도 합니다. 제가 엊그제 재미있는 일을 겪었는데, 온라인 수업을 마치자마자 갓 졸업한 제자에게 메신저로 쪽지가 왔더라구요.


- 샘! 제 동생 수업이 샘이라서 구경했는데 그대로시네요ㅋㅋ

- 어? OO이가 동생이야? 오 형제 OO고


학부모님들이 이처럼 온라인수업을 하는 자녀 옆에서 구경할 수도 있겠고, 과제를 어떻게 내주는가. 온라인클래스 서버가 과부하되어서 수업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학교와 교사는 대응하는가 등등에 여러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그런 학부모님들의 민원에 따라서 학교의 부족한 대응은 수정 보완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온라인 수업 참여에 대해서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자칫 "선"을 넘는다면 어떨까요?


온라인 수업에서는 학교처럼 일과 관리가 되지는 않으니까요,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갖고 선을 넘어 간섭을 하시게 될 수 있겠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교사의 관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것을 메워야 하는 것은, 결국 집에서 매일 아이와 만나는 학부모님들이 되실 테니까요.


그러나 제목에서처럼, 제가 묻고자 하는 것은 이런 질문입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매일같이 교실에 와서 아이들의 수업태도를 감시하진 않으시잖아요. 주변 학부모들의 평가나 과제, 아이의 말을 듣고 "아 이 정도면 그래도 수업이 잘 이루어지는구나."라고 근거를 얻어내시는 정도겠죠. 아이의 학교 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이들에 대한 참견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어덯게 해야 좋을까요? 온라인 개학으로 아이들의 학업에 누수는 발생하지. 아이의 학업 습관이 망가질까봐 걱정은 되지. 아침에 깨워서 책상에 앉혀놓고 출근하고 나오면 두시간 쯤 뒤에 아이는 연락도 받지 않고 하루종일 초조하지.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님들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와의 관계형성이 온라인 수업으로 뒤틀리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학부모는 아이의 학습의 조력자이지, 학습의 감시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부모는 교사가 채워줄 수 없는 존재이니까요.


학습의 감시자 역할은 교사가 하면 됩니다. 초등학생이라면 초등학생에 맞는 방식으로. 중학생이라면 중학생대로, 고등학생이라면 고등학생대로 각자의 단계에 맞는 교사의 온라인 수업 관리방안이 존재할 것입니다. 학교 수업의 주체는 교사이고 그 수업에 아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온전히 교사의 몫입니다.


행여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것을 아이에게 따져묻기보단 교사에게 따져물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스트레스를 호소하겠지만, 감정의 문제나 상황의 특수성을 따지기 전에 그것이 명확한 원칙이고 자기의 역할 아닐까요.


교사들 역시, 교사가 채워주지 못하는 몫을 학부모에게 기대하지, 교사의 영역에서 학부모님들이 아이들과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자기 수업이잖아요. 자기 학생들이고. 그럼 교사가 그 역할에 최선을 다 해야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끝까지 잘 들을까? 이런 고민은 교사가 해야죠. 괜히 학부모님들이 아이랑 투닥거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요.


뉴스를 보니, 일부 지역에선 학생들이 학원에 가서 하루 종일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고 하네요. 큰 사교육비용을 치를 수 있는 학부모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그럼, 교사들도 그런 상황은 알아야죠. 교사의 역할이 무엇이겠습니까. 사교육 여부에 따라 학력의 편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죠? 그럼, 교사들은, 그렇게 학원에서 하루종일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아이들에 비해서, 그러지 못한 아이들이 수업에 불이익을 받지는 않게 해주어야겠죠.


제가 앞에 글에서 "민원을 넣으세요"라고 말한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짐, 교사들의 짐까지 질 필요는 없습니다. 수업에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은 교사의 몫이죠. 우리 아이가 어떻게 수업을 듣고 있는지는 교사에게 물으세요. 그리고 학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과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누거나 같이 영화를 보고 토론을 하거나, 신문 기사를 같이 읽는다거나, 진로활동 계획을 세운다거나...할 일이 너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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