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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Mar 04. 2021

인터뷰와 다이어트의 필요성

하지 않아도 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구분이란.

https://www.youtube.com/watch?v=i-TtG6dxNds&t=744s

https://www.youtube.com/watch?v=DjAlW9Em_qo&t=433s

https://www.youtube.com/watch?v=BithDbCR1cU&t=145s

 지난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브런치 작가"안녕 사이시옷"(https://brunch.co.kr/@answhdcjf2)님과 교직 관련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고, 서로의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기에 즐겁게 인터뷰를 하고 왔습니다. 오늘로 총 세편이 모두 업로드되어 이를 공유합니다. 하나의 직업 영역에서 11년이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입니다만 내용없는 이야기들로 채워지지 않아 다행스럽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구차한 변명을 조금 해야겠군요. 다이어트가 굉장히 필요한 상태로 보이니까 말입니다.


 제주도에서 인터뷰 관련 사전 질문을 하면서 저와 바깥양반은 모두 현재의 몸 상태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했습니다. 이렇게 살이 찐 상태로 불과 열흘 뒤에, 그것도 설날을 직후에 카메라 앞에 몸을 내보여야 했으니까요. 고작 살이 찐 것 때문에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는 것도 그렇다고 말이 되지 않지요. 집으로 돌아와 적당히 먹고 적당히 움직이다가 그날을 맞았습니다. 저는 교사로서 인터뷰에 응한 것이고, 저의 현재의 삶이나 공부, 직무영역이 날씬한 외모로 인하여 만들어진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그것은 제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 영향을 끼칩니다. 후덕하게 살이 오른 영상 속 저의 모습을 보신다면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저의 글에서 느끼게 될 감정은 퍽 다른 것으로 변하게 되니까요. 옛부터 신언서판이라고 하여, 말하는 이의 겉모습 또한 중요하게 따진 것은 명확한 원리에 입각합니다. 메세지는 대화의 당사자들에 대한 상호의 인식에 따라 해석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를 테면, 지금까지 저의 집밥에 대한 글을 읽는 감상이 "젊은 신랑의 가정적인 모습"에 바탕하고 있다면, 이 후덕한 저의 모습을 인식하고 나서는 "그렇게 해먹으니까 살이 찌지."로 변할 테지요. 지금까지의 모든 글이 말입니다. 제가 요리를 해 온 것은 30년이 넘고, 글을 쓴 것은 15년이 넘고, 현재의 몸상태는 불과 1년 남짓의 변화인데 말입니다. 이것은 공정한 상황은 아닙니다.


 살이 급격히 찌게 된 것은 지난 해 1년간의 코로나 상황, 대학원 시험 공부, 생활환경의 문제가 뒤섞여 있습니다. 30대 초반까지는 목표를 정하고 운동을 하고 여가 시간엔 자전거를 타는 삶이었다면, 30대 중반, 결혼을 하고 나서는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하고 여가 시간엔 책을 읽는 삶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1년 이상 헬스장을 뚝 끊고 가지 못했으니, 관리가 어려울 수 밖에요. 그런 와중에 연말부터 제주도를 다니는 동안 바깥양반과 부지런히 먹방을 찍어대서, 겨울에만 추가로 한 5kg 정도는 불어난듯합니다. 딱 그때 인터뷰 제안이 들어왔고, 응했습니다.


 이런 점이 문제가 된다면, 단순히 저 인터뷰 영상들을 브런치에 공유하지 않는 게 변명하는 것보단 간단한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만 그것도 선택지는 되지 못합니다. 불어터진 저의 몸을 감추는 것보다, 인터뷰이인 저와 인터뷰어인 안녕 사이시옷님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이왕이면 영상을 보고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께서 교육문제에 대해 시사점을 얻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게다가, 저는 세상에 감출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믿는 편이라서요. 누군가는 영상을 보고 어휴 저렇게 살이 쪄서는 애들을 가르친다고? 뭐 이런 말을 할 법도 하지만 그것은 받아들여야하겠죠.


 앞으로 여러해 동안은 헬스장은 다닐 수 없을 것이고, 자전거는 꿈도 못꿉니다. 바깥양반이 저 혼자 나가서 하루종일 운동하고 들어오는 걸 싫어하니까요. 열심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수 밖에 없을 테지요. 공부와 노동에 힘쓰면서요.


 이왕이면 조금 더 말짱~한 몰골로 근면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의 이야기, 성실하게 살림과 집밥을 도맡아 하는 사람의 생활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을 테지만, 당장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아직은 할 일이 많고, 저보다도 근면 성실하신 우리 어머니 최여사님은, 또 다시 저와 바깥양반의 냉장고를 채워주고 계시니까요. 그리고 바깥양반은 항상 음식을 남기고 맙니다.


 그렇게 효자형 과식을 하면서도 열심히 운동을 해서 체중을 관리하던 날들은 이제 떠났지만, 글을 쓰고 그것을 즐기는 분들이 계신 이상은 저의 글이 가장 가치로울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할 테니. 어찌 한번 애를 써보긴 해야곘습니다.

한...20kg 빼면...되는데...뺄 순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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