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긴 연휴가 끝이 났네요.
누군가는 부모님을 혹은 자녀들을 만나
오손도손 음식을 준비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속에
다시 한번 가족들의 소중함을 느꼈을 것이고,
누군가는 쉽게 오지 않은 긴 휴일에
가고 싶었던 곳을 가고,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며,
버킷리스트를 지워나가는 듯,
그런 한 주를 보내셨겠죠.
하지만, 카페에서 일을 하고 계신다면,
아마 어느 때보다 바쁘고 고된,
물 한 모금 마실 시간도 아까운
바쁜 시간들을 보냈을 겁니다.
그런데,
그동안 눈이 내렸네요.
명절이라고 오랜만에 인사를 온 것인지
그동안 닿고 싶었던 땅을 이제야 밟아서인지
혹은, 우리들처럼 열심히 일해야 하는 날이었던 건지
연휴를 맞이한 사람들을 축하해 주는 건지
연휴가 힘들었던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건지
그렇게 그동안 눈이 참 많이 내렸습니다.
저는 눈과 커피가 만들어 내는 감성이 좋습니다.
지하실, 노란 조명에 맥주는 조금 시끄러울 것 같고,
포장마차에 뜨끈한 국물과 소주는 쓸쓸할 것 같고,
푸르른 녹차밭, 찻 잔속에 맑고 투명한 차 한잔도 조용하고 차분해서 좋긴 한데,
서로 대비되는 하얀 눈과 검은색 음료는 좀 더 고요한 느낌을 주거든요.
힘든 연휴가 끝나고, 마침 하얗게 눈이 쌓였네요.
오늘의 커피는 좀 더 오랫동안 바라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