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시설 입소 당시

by 브라이트 라이트

최근,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부모님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졌다. 가족을 찾기엔 이미 그런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아빠와 딸의 대화를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부모님이 떠오른다.


예전에 들은 바로는, 나는 태어나자마자 장애인 시설에 입소되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과 기록카드에서 그렇게 들었다.


나를 처음 발견하고 바로 시설에 입소시킨 직원이 있었는데, 그분에게 직접 들은 기억이 있다. 그분 말로는, 내가 발견되었을 당시 영천에 있는 산부인과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고 했다. 그분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주변 사람에게 물었다. 시설에서 일하셨던 선생님과 연락이 닿았다.


그 선생님은 내가 발견됐던 당시, 선생님 자택 앞에 버려져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말도 덧붙이셨다.

“부모님이 내가 장애인 시설에서 일하는 걸 알고, 집 앞에 데려다 놓고 간 것 같다”고.

나는 선생님께, 발견 당시 내가 입고 있던 환자복이 어느 병원의 것이었는지 물었다. 선생님은 “영천 성베드로병원 젖병이 옆에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통화를 마친 후, 그 병원을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오래된 병원이었다. 신문 기사에도 언급되어 있었고, 병원을 원상복귀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존경하는 활동가 선배님께서 예전에 말씀하시길, 영천 보건소나 시청에 가서 병원 이름을 알려주면 기록을 조회할 수 있다고 하셨다.


사실 나는 부모님을 꼭 만나고 싶은 건 아니다. 그냥 어떤 분들인지, 지금도 건강하신지… 그게 궁금하다.

그리고 요즘 주변에서 아빠와 딸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들을 때마다 뒤숭생숭 해지고, 마음이 조금 허전해진다.


나이를 먹으면 성숙해진다고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것 같지 않다. 사실 가족을 찾고 싶다기보다, 내 가족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예전엔, 이 나이가 되면 나만의 가정을 이루고 있을 줄 알았다^^;;


선생님은 “그때 네가 참 예뻤다”고 했다. 그 옆에 계셨던 선생님의 남편분도 나를 보고 “참 예쁘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잠들어 있었을 것이다. 그저 조용히 잠들어 있던 그 아기를 떠올리니, 왠지 슬퍼졌다.


꼭 시간내서 영천시나 보건소에 가볼 생각이다.. 그래도 어제, 일요일에 나눈 통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 (이 글을 보시더라도 저를 가엾게 보거나,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고 비교하지는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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