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고 싶은 건 다른 대우가 아니라
동등한 장애인으로 바라봐 달라는 것이다.
장애인이라서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미성숙해 보이는 순간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게 ‘내가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동정을 바라지 않는다.
특별한 것도 원하지 않는다.
다만, 그럴 때마다 느끼지 않아도 될 자격지심 때문에
내가 자꾸 작아지는 게 싫다.
예전엔 이런 감정을 자주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 자격지심이 더 선명해졌다.
그래서 기분이 참 더럽다.
극존칭을 쓰면서도
어딘가 빠져 있는 느낌.
나는 분명 ‘나’인데
다른 사람들 사이에 억지로 끼워 맞춘 존재가 된 것 같아서 싫다.
나는 나이고 싶다.
억지로 배려받고 싶지 않다.
진정성 있는 나로서 대우받고 싶은 거다.
‘옛다’ 하고 건네는 태도,
내가 모를 것 같아?
비장애인처럼 대우해 달라는 말도 아니다.
그냥 나로 대해달라는 말이다.
당연하게 주어진 건 없었다.
장애라서였을까, 아니면…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이 불쌍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
그런데 우리를 안타깝다며, 가엽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냥 “괜찮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이래도 괜찮고, 저래도 괜찮다고.
밥을 흘려도 괜찮고
밥을 남겨도 괜찮다고.
그 말이 이상하지 않게 들린 건
정말로 이래도 저래도 괜찮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도움을 더 받았으니
더 잘해야 하고 더 반듯하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인지 “이래도 저래도 괜찮다”는 말이
오히려 옳고 그름을 가르지 않는 말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나쁘게 행동할 만큼 미성숙한 사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