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잃은 그녀

by 브라이트 라이트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바다 속 가장 깊은 곳에 잠겨버린 것 같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물결 아래로 가라앉아

다시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채로요.


대신, 누군가가 그녀의 목소리를 흉내 낸 말들만

잔물결처럼 남아 떠다녔어요.

그게 진짜 그녀인지, 아니면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긴 인어공주처럼

누군가의 의도 속에서 재창조된 그림자인지

점점 구분이 안 됐어요.


사람들은 말해요.

“당사자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그러면서도

정작 그녀가 말하려 들면

다리를 얻으려 목소리를 내어준 인어공주처럼

또 다른 사슬을 걸어 버려요.


그녀의 말은 왜 늘

바다 밑에서만 울려야 할까요?

왜 그녀는 늘

누군가의 허락 아래에서만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나는 묻고 싶어요.

정말 그녀를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목소리가

자신들의 조용한 바다를 흔들까 두려운 것인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냥,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