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외면과 그 모순

by 브라이트 라이트

왜 장애인들은 이런 일을 반복해서 겪는다


왜 장애인들은 이런 일을 반복해서 경험한다.


어느 지역에서 벌어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 겪었다. 또 반복이었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 이제 드러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일들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여러 사람들의 이름이 스쳐 지나간다.

각각의 사건은 달라 보이지만, 닮아 있다.

시간도, 장소도 달랐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우리 안에는 늘 말한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그런데 당사자의 힘은 왜 늘 약한 상태로 남아 있는가.

조직은 왜 그렇게 쉽게 흔들리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왜 장애인 당사자들은 반복해서 상처를 입는가.


정말 모르겠다.


장애인 당사자들 역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비장애인을 동등한 토론의 상대로 만들지 않거나,

아예 토론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도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센터에서는 늘 이런 말이 반복되었다.

그 사람은 장애가 없는 사람이다.

"그사람은 없으면 센터는 운영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은 책임을 인정하는 말처럼 들렸지만,

실제로는 고민을 함께 나누지 않는 구조였다.

함께 토론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았고,

동등한 의사결정의 주체로 바라보지 않았다.

지금도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지 않는다.


얼마 전, 비슷한 장면을 경험했다.

여러 차례 연락이 닿지 않자

계속 연락드리는 것이 죄송하다는 이유로 더는 하지 않았다.

그때 우리가 상대방에게 '미안해'하는 마음 때문에

그런이유로 부탁하지 않는다고 말을 들었다.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정확한 의미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말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당사자들은

늘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관계를 망치지 않으려고,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도 미안해하면서

점점 더 말하지 않게 되는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런 마음 위에서

비장애인 활동가와의 관계는

더 쉽게 비대칭적인 힘의 관계로 굳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문제는

당사자가 약해서가 아니다.

말을 못 해서도 아니다.


그런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다.


“당사자 중심”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당사자가 불편해할까 봐,

미안해할까 봐

더 말하지 못하는 구조를 그대로 두는 것.

그것이 반복을 만든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묻는다.

아니, 이제는 묻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은 반복된다.

왜 당사자의 목소리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당사자는 늘 조심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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