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고한 나를 내가 스스로 인정해주기
벌써 신부님과 세번째 상담이다.
동네에 수도원에서 하는 북까페가 있어 늘 한번 들러야지 하면서도 기회가 없었던 곳이 있다.
일요일 오후 남편과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한번 들리게 되었고,
내 불안함을 눈치채신 신부님께서, 나에게 주기적인 상담을 권해 주셔서 시작했다.
한두달에 한번씩 올때마다 이번엔 할 얘기가 없는데..하곤 오지만,
작은 방에서 신부님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또다시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내가 이제까지 계속 허무함 그리고 무력감을 느끼며 살았던 건 지금까지 내가 원하지 않는 인생을 살았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생도 원하지 않는 인생이 될 것만 같아서, 그래서 살아서 뭐 할까 하는 그런 마음이 많이 작용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나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 나를 위해서 내가 수고했다라고 얘기를 해야 한다.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하라고,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내 마음을 내 가슴을 토닥토닥해주면서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셨을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리고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결국 부모님에게서 듣고 싶었던 말을 내 자신에게 해주는 순간, 이게 결국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그리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이었구나.란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나에게 내 이름을 불러주면서, 내가 엄마 아빠, 다른 사람에게서 듣고 싶었던 얘기를 나 스스로 나에게 해주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온전한 인정, 칭찬은 하느님에게서 얻을 수 있도록, 기도만이 남은 길이다.
그게 첫 번째 배움, 두 번째는 신부님이 내 말을 들으시더니, 나는 극과 극을 왔다 갔다 한다고 한다.
책임감이 아주 강한 그래서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하는 거 그렇지 않으면 아예 일을 그만두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근데 세상은 그 중간 어디쯤에서 살아야 하고, 중간 어디쯤을 경험해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하신다. 중용이란 게 그런 게 아닐까? 다른 사람의 부탁을, 부모님의 부탁을, 엄마의 부탁을 내가 거절을 할 건지 들어줄 건지 이거를 해줄 건지 말 건지 그 중간 어디쯤이 필요하다.
극과 극이 아니라, 일을 할 거냐 말 거냐 등 양끝단을 달릴 게 아니라 일을 하면서도 나 자신을 3분의 1 정도는 챙길 수 있게, 스스로 챙길 수 있도록 적당히 일을 그만두고, 내가 원하는 일을 3분의 1 정도 할 수 있도록 내 일상을 바꾸어야 한다. 하루에 1시간이라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것도 아니면 일주일에 1시간, 2시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져가면서 내가 원하는 거를 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중용의 삶을 살 수 있어야 된다.
중간을 중간을 살자.
그게 두 번째 배움, 세 번째는 나는 모든 것을 다 내가 결정을 했고 내가 알아서 해왔고, 앞으로의 인생도 내가 다 할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내가 뭔가를 해왔고 이루어 왔다면 그거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행운들과 하느님의 뜻이 모두 다 합쳐져서 그게 내가 할 수 있었던 거고, 그게 내가 지금 누릴 수 있는 거였다. 근데 그거를 나만의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나는 내가 그만두고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한 거다. 그렇지 않다. 모든 거가 나의 뜻대로 되는 것만이 아니다. 내가 먹고 숨 쉬고 지금까지 누릴 수 있었던 이 많은 것들은 나에게 주어진 행운이었고, 하느님의 뜻이었고, 하느님의 사랑이었고 그분의 뜻이었다. 그거에 대한 감사함을 모르기 때문에 이 모든 내가 누리는 것들이 교만하게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고, 오만했고, 내가 버릴 수 있다라고 생각을 했다. 내가 가질 수 있다고,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버리고 싶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에게 부족한 건 감사함. 내가 감사함이 부족한 것이 나의 가장 큰 문제. 나는 그동안 교만했고 오만했다.
그게 세 번째 배움, 교만함을 버리고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는 것.
이 세 가지를 오늘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의 인생이 우울하고 주도적이지 않았고 외로웠고, 나를 위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슬펐다면 앞으로의 나의 삶도 계속 그렇게 해서 살 것인가 그렇다면 나의 인생은 앞으로도 똑같겠지 앞으로도 재미없겠지.
그럴 수는 없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다르게 살고 싶다.